보험개발원 "정보 제공 수수료 건당 부과" … 핀테크업계 반발핀테크업계, 수익성 악화 우려에 일부 불참 예고보험사 "단순 가격만으로 보험상품 비교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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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보험 비교·추천 서비스 2.0’이 출시도 전에 난항을 겪고 있다. 기존 자동차보험 비교·추천 서비스 1.0 서비스가 가입률 저조로 사실상 실패하자, 금융당국은 요율을 일원화하고 문제점을 개선한 2.0 서비스를 내놓기로 했다.그러나 보험개발원과 핀테크사 간 ‘정보 제공 수수료’ 협상이 길어지면서 출시 일정이 불투명해지고 있다. 금융당국은 3월 중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협상 지연으로 일정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크다.핀테크업계에서는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참여하지 않겠다는 분위기까지 감지된다. 서비스 활성화보다 갈등만 커지는 상황에서 결국 비용 부담이 소비자에게 돌아갈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출시 늦추는 '정보 제공 수수료' … "아직 협상 중"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금융당국과 보험업계, 핀테크사들은 '보험 비교·추천 2.0'에 1.5%의 수수료율을 적용하기로 했다. 금융당국과 핀테크사들은 1.5%의 수수료율을, 보험업계는 1.0%를 주장하며 이견을 보였지만, 최종적으로 1.5%로 조정되면서 수수료율 논쟁은 일단락됐다.그러나 '정보 제공 수수료' 협상은 여전히 난항을 겪고 있다.금융당국은 소비자가 보다 정확한 보험료를 확인할 수 있도록 보험개발원이 차량 정보, 기존 계약 만기일, 특약 할인 내역 등의 데이터를 핀테크사와 공유하도록 했다. 문제는 이 정보를 활용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 부담이다.보험개발원은 해당 데이터를 제공하는 대가로 건당 이용료를 부과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핀테크업계는 사업성 악화를 우려하며 반발하고 있다.특히 핀테크사들이 추가 비용 부담을 이유로 서비스 참여 여부를 재검토하면서 일부 업체들은 이번 2.0 서비스에서 이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업계 관계자는 "데이터 이용 비용이 높아지면 결국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수익성 악화 우려도 있어 핀테크사들이 서비스 참여 여부를 재검토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소비자 외면 받은 '1.0' … '2.0'은 다를까자동차보험 비교·추천서비스는 금융당국이 혁신금융 정책의 일환으로 도입한 제도다. 그러나 지난해 1월 출시된 '자동차보험 비교·추천 서비스 1.0'은 기대만큼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서비스 도입 당시 네이버·카카오·토스 등 11개 핀테크사가 자동차보험뿐만 아니라 단기보험, 실손보험, 저축성보험, 펫보험, 신용보험 등 5개 상품을 비교·추천하는 방식으로 운영됐지만, 실제 가입률은 저조했다.지난해 9월 기준 자동차보험 비교·추천 서비스를 이용한 고객은 약 81만 명이었으나 실제 가입자는 7만3000여 명으로 10%에 미치지 못했다.서비스 활성화가 어려웠던 원인 중 하나로 ‘요율 차이’가 지목된다. 보험사들은 판매 채널별로 서로 다른 보험요율을 적용했고, 일부 보험사는 플랫폼(PM)을 통한 가입 시 추가적인 수수료 부담을 반영해 보험료를 책정했다.이로 인해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보험료와 보험사 다이렉트 채널(CM)에서 제공하는 보험료가 달라 소비자들이 혼선을 겪었다. 결국 보험료 비교는 플랫폼에서 진행하되, 실제 가입은 개별 보험사 홈페이지에서 이뤄지는 경우가 많았다.이러한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금융당국은 지난해 3차 보험개혁회의를 통해 모든 보험사가 플랫폼과 다이렉트 채널에서 동일한 보험료를 제공하도록 하겠다고 발표했다. '자동차보험 비교·추천 서비스 2.0'에서는 요율 체계를 일원화하고 수수료 부담을 조정하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다만, 요율 일원화가 소비자 편익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라는 지적도 있다.보험사 관계자는 "'자동차보험 비교·추천서비스 2.0'을 통해 유입되는 고객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보험상품을 단순히 가격으로만 비교하기에는 상품 특성상 고려해야할 부분들이 많다"며 "추후 수수료율 역시 다시 올라갈 가능성도 있어 보험사의 부담이 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