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한령 해제와 관련해 중국 내부 반응 아직 없어… 신중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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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간 외교 정상화가 구체적으로 논의되면서 지난해 시작된 중국 당국의 사드 보복이 새로운 국면을 맞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금한령(한국행 단체관광객 모집 중단) 등이 해지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며 사드 보복 직격탄을 맞은 롯데를 포함한 유통 업계가 사업 정상화를 기대하고 있다. 다만 아직 중국 내부에서 실질적 움직임은 아직 보이지 않아 신중론도 제기된다. 한·중 외교 정상화와 관련한 유통업계의 분위기를 짚어 본다. <편집자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특별대표 자격으로 방한한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정치국 위원이 한중 관계 정상화를 이야기하면서 중국 당국의 경제보복 조치도 풀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행 단체관광객 모집 중단'(이하 금한령)'도 정상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면세점 업계도 비정상적인 '따이공'(보따리상) 위주의 성장 국면이 정리될 것이라며 기대를 거는 모습이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3월께 한국과 미국이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 THAAD)를 배치한 것에 반발로 시작된 중국 당국의 경제보복(이하 사드보복)으로 면세점 업계는 직격탄을 맞았다.
중국인 단체 관광객 특수로 시내면세점 숫자를 기존 6개에서 7개를 추가해 경쟁상황이 심각해진 상황에서 주 매출원인 유커(중국인 단체관광객)의 발길마저 끊어졌기 때문이다.
이후 단체 관광객들 대신 '따이공' 위주로 시장이 재편되면서 강북권역 면세점들의 매출은 오른 반면, 강남권역 면세점들은 부진한 모습을 보여왔다.
실제로 지난해 면세점 매출 TOP 10을 보면 '롯데면세점 본점'이 연매출 3조1619억원으로 1위를 기록했다. '신라면세점 서울점'이 연매출 2조1239억원 2위,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이 1조3510억원으로 3위를 차지했다.
4위는 신라아이파크면세점(8326억원), 8위 두타면세점(4436억원), 9위는 갤러리아면세점63(3312억원)이 차지해 서울 강북권역 지역의 상승세가 도드라졌다.
롯데월드타워점의 경우 5721억원의 연매출을 올리면서 6위에 머물렀다. 이는 롯데월드타워면세점이 사업권을 잃기 직전인 2015년과 비교하면 순위(3위)와 매출(6116억원) 모두 하락한 수치다. 코엑스점 역시 2159억원을 기록해 전체 점유율 1.5% 수준에 머물렀다.
이러한 강남권역 면세점들의 부진은 보따리상들의 특성상 관광이 목표가 아닌 상품 구매가 목적으로 통상적으로 면세점이 몰려 있는 강북권 지역을 선호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따이공' 위주의 매출 성장은 문화적 파급 효과나 관광 효과보단 사실상 상품 판매에만 한정돼 있고 '수수료 혹은 높은 할인율'을 선호하기 때문에 영업이익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다.
실제로 호텔롯데 면세점 부분의 경우 금한령 시작 이전인 2016년 영업이익률은 7%였으나 지난해 3분기까지 영업이익률은 0.9%에 그쳤다. 이 밖에 다른 면세점들도 평균적으로 영업이익률이 10%수준을 차지해 직전년도와 비교해 감소했다.
이런한 영업이익률 감소는 '따이공'들의 경우 가격만 보기 때문에 면세점 간 출혈경쟁이 심화됐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면세점 업계가 금한령 완화에 기대를 거는 이유다.
아직 금한령 해제와 관련해 중국 내부에서는 별다른 반응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금한령이 해지되려면 '단체 비자 활성화', '전세기·크루즈 편성', '온라인 판매' 등 3가지 조건이 부합해야 하지만 현재 정상화된 것은 전무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일단 중국 정부 고위급 인사가 직접 긍정적인 메시지를 언급한 것에 대해서는 고무적으로 생각한다"며 "다만 실제로 사드 보복 해제로 이어질지는 좀 더 중국 현지 사정을 신중하게 지켜봐야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