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제츠 中 특사 경제 보복 해소 메시지에…업계 경계 속 반색
  • 한·중간 외교 정상화가 구체적으로 논의되면서 지난해 시작된 중국 당국의 사드 보복이 새로운 국면을 맞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금한령(한국행 단체관광객 모집 중단) 등이 해지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며 사드 보복 직격탄을 맞은 롯데를 포함한 유통 업계가 사업 정상화를 기대하고 있다. 다만 아직 중국 내부에서 실질적 움직임은 아직 보이지 않아 신중론도 제기된다. 한·중 외교 정상화와 관련한 유통업계의 분위기를 짚어 본다. <편집자주>

  • ▲ 서울 명동 거리의 화장품 가게 모습ⓒ연합뉴스
    ▲ 서울 명동 거리의 화장품 가게 모습ⓒ연합뉴스

    중국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보복 철회를 직접적으로 언급하면서 화장품업계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다만 회복 절차가 시작되더라도 원상회복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신중론도 적지 않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정치국 위원은 지난 달 30일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한 자리에서 사드 보복 조치 해제를 언급했다. 

양 위원은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중국은 문 대통령의 관심사항을 매우 중요시 하고 있다"며 "관련 사항은 빠른 시일 안에 가시적 성과를 보게 될 것이다. 믿어주시기 바란다"고 전했다.  

화장품업계는 이같은 소식에 반색하고 있다. 특히 중국 정부의 한한령(限韓令) 조치가 시작된 지난해 3월 이후 적잖은 어려움을 겪었던 화장품업계는 기대감이 크다. 

관세청과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전년 대비 증가율은 2013년 39.26%에서 2014년 93.46%으로, 2015년 101.50%까지 증가했으나 2016년 33.96%, 지난해 23.35%로 떨어졌다. 

화장품 대표 기업인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6조291억원, 731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 32% 감소했다. 주력 계열사인 아모레퍼시픽의 매출 역시 5조1238억원으로 전년 대비 9.2%, 영업이익은 5964억원으로 29.7% 줄었다.

이외도 중소중견 화장품업체도 지난해 영업이익이 20~50%까지 감소할 정도로 업황이 바닥을 찍었다. 
중국인 관광객수가 급감한 데다 내수시장이 정체되면서 직격탄을 피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화장품업계 관계자는 "남북화해무드가 조성되면서 최근 중국과의 사드의 기대감이 있는 건 사실"이라고 말하며 "중국시장에서의 아픈 경험을 했던 만큼 철저히 준비해 향후실패가 없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
업계 차원에서는 반가운, 환영할만한 소식"이라면서 "현지 사정을 신중하게 지켜보면서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증권업계에서도 중국인 관광객 급감으로 어려움을 겪던 화장품업계가 숨통이 트일 것으로 내다봤다.

서영화 SK증권 연구원은 "지난 달 30일 방한한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정치국 위원이 사드 보복 철회를 언급했다"며 "모든 것이 이전으로 돌아갈 경우 화장품 산업은 기대 이상의 회복 속도를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도 "중국 정부가 제시한 사드 보복 해소 발언이 기존의 선언적 수준을 넘어 매우 구체적이고 강한 어조였다"며 "사드 보복 철회가 빠른 시일 내 이뤄지면 큰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회복에 대해 섣불리 낙관할 수 없다는 신중론도 있다.

지난해에도 한중관계가 복원됐고, 중국 당국이 일부 지역의 한국 단체관광 금지 조치를 해제했지만 아직 정상화되지 못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사드 해빙 분위기 조성은 있었지만 불발된 경우가 많았기에 지나친 기대감은 자제할 필요가 있다"면서 "사드로 인한 반한감정 해소까지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여 좀 더 신중히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