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신약 '올무티닙' 권리 반납에도 중국 임상 계획대로 진행 의지당뇨신약 '에페글레나타이드' 등 주요 파이프라인 기대감 지속
  • ▲ 한미약품 본사. ⓒ한미약품
    ▲ 한미약품 본사. ⓒ한미약품


    한미약품의 폐암신약 '올무티닙'이 다시 화제의 중심에 올랐다. 중국 생명공학기업 자이랩(ZAI Lab)이 한미약품으로부터 기술수입했던 모든 권리를 반환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앞선 2016년에는 독일 제약사인 베링거인겔하임이 올무티닙의 권리를 반환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한미약품의 주가가 하락하는 영향을 받고 있지만, 한미약품이 중국 임상을 주도할 예정이고, 올무티닙 외에도 주요 파이프라인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히 유호하기 때문에 영향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지난 2015년 11월 자이랩에 올무티닙의 중국 전역에 대한 임상 및 판매 등 독점 권리를 제공하는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자이랩이 이번 권리 반환을 결정한 배경은 신약개발 전략을 변경한데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약품은 이번 권리 반납에 따라 기존에 받았던 기술수출 계약금 700만달러(약 75억원)에 대해선 반환하지 않아도 된다. 한미약품은 중국 지역이 포함된 새로운 임상계획을 검토할 예정이다.

    올무티닙은  EGFR 유전자 돌연변이를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내성표적 폐암신약으로 국내에선 2016년 5월 임상2상 결과로 조건부 허가를 받고 시판됐다. 국내 상품명은 '올리타'이다.

    한미약품은 올무티닙의 빠른 중국 허가를 위해 글로벌 임상3상 대상 국가에 중국까지 포함시키는 방향으로 임상 전략을 변경·추진해 왔다. 중국에서의 임상은 자이랩을 통해 별도로 진행해왔다.

    하지만 이번 권리 반납에도 한미약품은 중국에서의 임상을 직접 담당하며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한미약품이 받게 되는 영향을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홍가혜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무티닙에 대한 신약가치와 중국 판권 계약 규모가 크지 않아 이번 계약 변경으로 기업가치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연이은 개발 전략 수정으로 한미약품의 신약개발 역량에 대한 우려가 발생할 수 있으나 개발 과정에서 흔히 겪을 수 있는 이슈"라며 "본격적인 학회 시즌 돌입과 더불어 상반기 다수의 연구·개발 모멘텀으로 중장기 투자 심리는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탄탄한 파이프라인… 성과 기대감은 여전히 유효

    올무티닙 외에 한미약품이 현재 보유한 파이프라인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 기업 가치에 미치는 영향 역시 적을 것으로 보인다.

    한미약품은 25개의 신약후보물질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다. 이 가운데 국내외 임상을 진행 중인 주요 파이프라인으로는 에페글레나타이드, 롤론티스, HM12525A, HM95573 등이 꼽힌다.

    당뇨 치료 바이오신약 '에페글레나타이드'는 현재 사노피가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사노피는 임상 3상 과제 외에 추가로 기저인슐린, 메트포르민과의 병용 요법에 관한 과제 2건을 추가로 진행할 예정이다.

    에페글레나타이드와 같은 한미약품의 랩스커버리 기술이 적용된 당뇨·비만신약 'HM12525A'는 얀센이 임상을 진행 중이며 2분기 미국 임상 1상이 종료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스펙트럼사에 기술을 수출한 지속형 호중구감소증 치료 바이오신약 '롤론티스'는 임상 3상 중간결과가 발표되면서, 올해 4분기 미국에서 시판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또 로슈 자회사인 제넨텍에 기술수출한 표적항암제 'HM95573'도 올해 국내 임상 1상 결과가 도출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미약품은 국내 제약사 가운데도 다양한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임상 중단, 계약 해지 등의 변수는 나타나기 마련이다"며 "일반 제조업과 다른 제약업계 개발 특성을 고려한다면 이를 실패로 여기기 보다는 글로벌 기업으로 가는 과정으로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