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달러 원화, 한 때 160엔까지… 34년만 최저달러 환율도 1400원 육박… "환차익 효과 없어"북미·유럽서 日 기업 가격 경쟁력 둔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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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년만에 엔·달러 환율이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국내 식품 기업들의 수출 전선에 경고등이 커졌다. 북미 등 주요 시장에서 일본 기업과의 가격 경쟁력이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다.여기에 원·달러 환율이 1400억원에 육박하는 ‘킹달러’ 현상까지 지속되면서 이중고를 겪는 모양새다.◇ ‘킹달러’ 인한 환차익 미미… 원부자재 부담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382.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같은 날 엔·달러 환율은 156.79엔에 거래됐다. 엔화는 전날 오전 달러당 160엔을 기록하며 3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통상 원달러 환율이 올라가면 북미 등 지역에 수출하는 기업들은 환율 상승으로 인한 환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이는 국내에서 제조해 수출하는 경우에만 해당된다. 해당 국가에 제조공장을 설립해 판매하는 경우는 이러한 환차익과는 거리가 멀다. 현지에서 생산과 매출, 고용 등이 모두 이뤄지기 때문이다.오히려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는 소맥(밀), 팜유, 설탕 등 주요 원재료의 가격이 오르면서 부담이 커진다.실제로 CJ제일제당은 사업보고서를 통해 원달러 환율이 10% 오를 경우 198억원의 세후 손실이 예상된다고 밝힌 바 있다. 농심 역시 환율 5% 상승시 1억7600만원의 손실을, 하락시 같은 수준의 이익을 본다고 판단하고 있다.업계 관계자는 “고환율이 계속된다면 원가 부담이 가속화될 수밖에 없다”면서 “가격 인상도 하나의 방법이지만 우선은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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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슈퍼 엔저에 日 식품 수출은 감소슈퍼 엔저 현상으로 인해 일본 시장에서의 경쟁력도 둔화도 우려되고 있다. 올해 1~4월 농식품 수출액이 전년 대비 6.2% 늘어난 상황에서 일본 수출은 오히려 줄었기 때문이다.특히 수출 효자로 꼽히는 라면의 경우 전체 수출은 3억7890만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34.4% 오르며 전체 신장률을 견인했다.이밖에 즉석밥과 냉동김밥 등 쌀 가공식품도 42.1% 올랐다. 과자와 음료, 포도, 김치 등도 견조한 성장세를 기록했다.지역별로는 유럽이 2억3310만달러로 전년 대비 33% 확대됐으며, 미국은 4억7900만달러로 같은 기간 15.9% 증가했다. 아세안 지역도 한국 농식품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확대되며 5.0% 성장했다.반면 일본의 경우 엔저 가속화로 인해 수출 자체가 침체되며 전년 대비 5.7% 줄었다.업계 관계자는 “일본 시장 수출 감소도 그렇고, 타 지역에서 경쟁할 때 엔저로 인한 가격 경쟁력이 부담”이라면서 “우선은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