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영업익 20~30% 성장… 가성비 메뉴로 소비자 공략 주효오는 2020년까지 매장 3000개·매출 1조원 달성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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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전문점 포화 논란 속에서도 토종 커피브랜드 이디야가 고속성장하고 있다. 1년 새 매장 수가 300개 가량, 매출은 두자릿수 증가했다. 스타벅스코리아의 공세 속에서도 중저가를 무기로 내세운 이디야는 토종 커피브랜드써의 자존심을 세웠다는 평가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에 따르면 이디야의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1841억원, 20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9.9%, 27.9%증가했다. 이 기간 당기순이익도 153억원으로 전년보다 37.8% 늘었다.
이디야의 매장 수도 커피전문점 가운데 압도적이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거래에 따르면 이디야는 2015년 1584개, 2016년 1874개, 지난해 2200개에 이르는 매장을 운영 중이다.
이디야의 이같은 실적은 스타벅스코리아를 제외하고 커피전문점들이 수난을 겪고 있는 것과 상반된다. 한때 스타벅스의 라이벌로 꼽혔던 카페베네는 과도한 사업 확장과 해외 투자 실패로 자본잠식에 빠졌다. 이 회사는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손실이 29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46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7% 줄었고 당기순손실도 265억원을 기록했다.
커피빈코리아도 지난해 매출은 157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9%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61억원으로 전년보다 5% 줄었다. 같은 기간 탐앤탐스의 매출은 823억원으로 매출은 5.1% 감소했다.
업계에선 치열한 커피전문점 경쟁에서도 이디야는 가성비를 통해 충성 고객을 확보한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높은 가격대와 프리미엄 음료 정책을 고수하는 것과 달리 이디야는 2000~4000원대 중저가를 유지해왔다. 수년째 아메리카노 가격을 2800원에 유지하고 있다.
이디야는 커피의 품질 향상에도 지속적인 투자를 단행한 것도 있다. 최고의 커피맛을 제공하겠다는 신념으로 국내 커피전문점 최초로 이디야 커피연구소를 설립해 원두, 베이커리 등 품질 향상에 힘썼다.
실제 이디야의 지난해 연구개발비(R&D) 는 1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증가했다. 스타벅스가 지난해 연구개발비로 쓴 1억3660만원를 훨씬 웃돌았다.
이디야 관계자는 "지난해 실적은 가맹점과의 동반 상생은 물론, '맛있는 커피를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한다'는 이디야의 핵심가치 강화가 주효하게 작용했다"고 분석하면서 "앞으로도 품질 혁신과 최고의 서비스를 통한 질적 성장을 최고의 미래 비전으로 삼아 정진해 나아가겠다"고 설명했다.이디야는 오는 2020년까지 매장 3000개를 열어, 매출 1조원을 달성하겠다는 포부다. 2020년 완공 예정인 로스팅 공장에는 원두로스팅 시설 외에 파우더 등 원재료 생산시설이 포함된 국내 최고의 R&D 센터를 설립해 자체생산 및 개발을 통한 제품의 질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예정이다.
이디야는 또 2017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십(WBC) 우승자인 데일 해리스와 손잡고 공동으로 제품을 개발하겠다는 계획이다.문창기 이디야 회장은 지난 2일 창립기념식에서 "이디야는 지난 17년간 세계적인 수준으로 성장한 국내 커피시장의 흐름과 함께 대표 커피브랜드로 자리 잡았다"면서 "이제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 커피 문화를 선도할 수 있도록 품질 혁신과 최고의 서비스를 통한 질적 성장을 이뤄내야 할 때"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