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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우리사주 배당오류' 사건으로 국민적 비난을 받은 삼성증권에 대해 금융감독원이 시스템 전반의 미비함을 원인으로 지적했다.
이와 함께 위조주식 거래 가능성과 함께 계열사 부당 지원 문제까지 제기했다.
8일 금융감독원은 삼성증권 배당사고 검사 결과를 발표하며 "삼성증권의 우리사주 배당시스템의 내부통제 미비가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삼성증권의 우리사주 배당시스템은 현금배당과 주식배당이 동일한 화면에서 처리되도록 구성돼 있었으며 '조합원 계좌로 입금·입고'처리 후 '조합장 계좌에서 출금·출고' 순서로 처리돼 착오 입금·입고가 사전에 통제되지 않는 점이 발견됐다.
일반적으로는 조합장 계좌에서 출금·출고 후 동일한 금액을 조합원 계좌로 입금·입고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또 발행주식총수(약 8900만주)의 30배가 넘는 주식(약 28억1300만주)가 입고돼도 오류검증이 되지 않는 점도 지적됐다.
또 총무팀의 소관인 우리사주 관리업무를 실무적으로 증권관리팀이 처리하는 등 업무분장도 미비했으며 업무 매뉴얼도 별도로 마련되지 않은 점도 언급됐다.
문제는 이같은 시스템의 미비함으로 인해 위조 주식까지 거래될 수 있다는 점이다.
금감원은 "삼성증권은 고객의 실물주식 입고업무 절차상 예탁결제원의 확인 없이도 매도될 수 있도록 설계돼 있어 이번 배당사고와 유사하게 위조 주식이 거래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최근 5년간 삼성증권이 전체 전산시스템 위탁계약의 72%(2514억원)을 공정거래법상 계열사인 삼성SDS와 체결했으며 이 중 수의계약의 비중이 91%(98건)를 차지해 계열사 부당지원 가능성도 거론됐다.
특히 삼성SDS와 체결한 수의계약이 모두 단일 견적서만으로 체결됐으며 수의계약의 사유도 명시돼있지 않아 의혹을 더욱 부추겼다.
이번 사건에 대해 금감원은 "삼성증권과 관련 임직원을 최대한 엄정하게 제재할 예정"이라며 "금감원의 제재심의위원회 심의 후 증권선물위원회의 심의, 금융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금감원은 착오입고 주식임을 알면서도 매도 주문한 직원 21명에 대해서는 업무상 배임·횡령 혐의로 이주 중 검찰에 고발한다.
삼성SDS 부당지원 혐의에 대해서는 공정위에 정보사항으로 제공한다.
한편, 앞서 삼성증권은 지난달 5일 오후 우리사주 조합원에 대한 현금배당 업무 중 주식배당 메뉴를 잘못 선택해 주식을 입력했다. 이에 다음날 오전 9시30분 우리사주 조합원 2018명의 계좌에 현금배당금이 아닌 주식 28억1000주가 입고됐다.
이후 직원 22명이 1208만주를 매도했으며 이 중 16명의 501만주가 체결돼 주가가 최대 11% 이상 하락, 일반 투자자들의 피해까지 발생하는 사태가 일어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