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2분기 판매 10% 증가 전망... 자동차강판 수요 '호재'조선업, 고부가가치선 수주 늘어... 후판공급 증가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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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제철


    국내 철강사들이 수요산업 회복 신호에 반색하고 있다. 완성차 대장격인 현대자동차가 2분기 판매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으며, 조선 빅3도 수주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철강업계는 자동차, 조선 등 수요산업 업황 회복에 힘입어 강재 공급량 확대는 물론 가격 인상까지 예상하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 현대제철 등 국내 철강사들이 자동차, 조선업의 부활 조짐에 방긋하고 있다.

    지난해 사드 여파 등으로 부진했던 현대차 판매가 회복세로 돌아섰고, 수주절벽에 시달렸던 조선업 역시 고부가가치 선박을 중심으로 발주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현대차는 지난달 열린 주요 해외법인별 업무보고에서 2분기 판매가 전년동기대비 1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상반기 판매는 약 5% 증가폭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차는 올해 판매 목표치인 755만대도 달성할 것으로 예상하며, 목표를 상향 조정하는 방안도 검토 중에 있다.

    국내 자동차업계를 이끄는 현대차의 판매 실적 호조는 국내 철강사들에게 있어서는 큰 호재다. 고부가가치로 분류되는 자동차강판 공급량을 늘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가격 인상까지 노려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간 철강업계는 현대차의 부진에 적잖은 어려움을 겪어왔다. 특히 현대차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현대제철은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16.1% 줄은 2935억원에 그치는 등 직격탄을 맞았다.

    이런 현대제철에 현대차의 판매 회복은 가뭄에 단비를 뿌려주는 희소식이라는게 업계 평가다. 현대차 역시 지난 7일 참고자료를 통해 "2분기 실적 '턴 어라운드'로 완성차의 실적과 직접적으로 연계되는 현대제철, 현대모비스 등 주요 계열사들의 실적과 기업가치도 재평가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수요산업 회복 조짐은 자동차업계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국내 조선사들도 올해 수주순항을 이어가고 있어, 철강업계 실적 개선에 큰 힘을 실어줄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 빅3는 지난해 총 14척 수주했던 LNG선을 벌써 16척 수주하며 지난해 실적을 넘어섰다. 

    LNG선박은 척당 선가만 1억8000만달러에 달해, 고부가가치 선박으로 분류된다. 대우조선해양은 특히 올해 LNG선박만 8척을 수주하며, 고부가가치 선박 시장을 이끌어 나가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해운 물동량 증가로 컨테이너선 발주도 꾸준히 늘고 있어, 향후 후판 공급 확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해운업계는 2015~2016년 100억톤 수준에 머물렀던 글로벌 해상 물동량이 올해 120억톤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내 철강사들은 이같은 상황을 철강 가격 인상의 기회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업황 부진으로 상반기 동결한 바 있는 자동차강판 가격은 올해 하반기 인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상반기 한차례 올린 후판 가격 역시 하반기에도 올리겠다는게 국내 철강사들의 가격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의 부진으로 가격을 동결해야 했던 국내 철강사들이 하반기에는 판매 회복을 기회로 가격 인상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조선용 후판도 가격 인상 기조가 강해, 조선사와 철강사들간의 하반기 협상 역시 쉽지 않게 흘러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