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령인구 감소-자격증 취득 강화-평생교육 수요 확대 직격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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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점은행제 학위 취득자가 감소하고, 수강생 규모는 제자리 걸음을 반복하면서 학은제 교육훈련기관의 어려움이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뉴시스
학점은행제 교육훈련기관이 줄줄이 문을 닫고 있다. 학령인구가 줄면서 수강 지원생이 예년 보다 20~50% 가량 감소했다.
자격증 취득 기준이 강화되고, 교육과정 다양화로 평생교육 수요가 분산되면서 학은제 기관의 존립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11일 국가평생교육진흥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학점은행제 학위 취득자는 2만8162명으로 지난해 3만5629명과 비교하면 20% 가량 감소했다.
학은제 학위 수여는 매년 상·하반기로 나눠 2차례 이뤄지며 연도별 취득자 수는 2015년 5만7983명, 2016년 5만8063명, 지난해 7만2766명 등 매년 증가세를 보여 왔었다.
올 상반기 학위 수여자는 작년 전체 취득자의 38.7% 수준에 불과하다. 하반기 학위 취득 기준을 충족한 이들이 대거 몰리지 않는 이상 대폭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학위 취득을 위해서 학사는 140학점 이상, 전문학사의 경우 80학점 이상 채워야 한다. 이와 관련해 학기당 최대 24학점, 연간 최대 42학점을 이수할 수 있다.
학위 취득자가 줄어든 요인 중에는 자격증 취득 기준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어린이집 보육교사 자격 취득이 손쉽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2015년 7월, 2급 취득 기준과 관련한 실습시간을 4주 160시간에서 6주 240시간을 늘리는 등 새 기준을 2018년 1월부터 적용하기로 했다.
이에 관련 과정을 밟던 수강생이 강화된 기준이 적용되기 전 학위 취득에 속도를 냈고, 올해부터는 새 기준이 적용됨에 따라 다소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교육계 한 관계자는 "보육교사 자격 취득 기준이 강화됨에 따라, 기간을 놓치면 기준 충족에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학은제 수강생 규모는 제자리 걸음을 반복, 학령인구 감소·교육과정 다양화 등이 영향을 주고 있는 모습이다.
올해 4월 교육부·국평원이 펴낸 '2017 평생교육백서'를 살펴보니 학은제 등록자 수는 2013년 14만4554명을 기록한 뒤 2014년 11만5461명, 2015년 11만3736명, 2016년 11만6660명, 지난해 11만5422명 등 11만명대를 유지하고 있었다.
2013년 기준 고교 졸업생은 약 63만명을 기록했지만, 지난해에는 57만여명으로 줄었다. 올해 고교 1학년은 약 45만명, 매년 학령인구 감소가 지속되면서 2023학년도는 40만명 아래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학은제는 전 연령대를 대상으로 운영되면서, 대학에 진학을 하지 못한 이들의 수요도 담당하고 있다. 하지만 학령인구가 줄면서 수강생 모집에도 영향을 미치는 모습이다.
올해 3월 공시된 학습자 수 자료를 보면 A기관은 7500여명이었던 수강생이 2016년 9월과 비교해 2천여명 줄었고, K기관의 경우 1500명가량 감소했다. 온라인 학은제 과정을 다루는 E기관은 4만여명에서 약 3만명으로 1만명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훈련 기관도 감소하고 있다. 학은제 기관은 2008년 471곳에서 2013년 576곳으로 늘었지만, 매년 줄어들면서 지난해 기준 460곳으로 줄었다.
학은제 외에도 사이버대, 평생교육체제 지원 대학 등 고등교육기관에서도 평생교육의 수요를 담당한다. 이에 성인학습자의 평생교육 기관 선택의 폭이 넓혀진 것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수강생 모집이 어렵자 학은제 교육훈련기관 중에는 마치 대학인냥 소개하고, 손쉬운 학위 취득이나 취업에 도움이 되는 것처럼 허위·과장광고를 벌여 제재를 받기도 했다.
학령인구 감소 등이 이어진다면 학은제 교육훈련기관 운영에 대한 어려움이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 학은제 기관 관계자는 "수강생이 감소하면 그만큼 수익이 줄어들게 된다. 모집이 어려우니 잘못된 방법을 선택하는 경우도 있었다. 학령인구는 줄고, 경쟁은 치열한 상황이다. 수강생 모집이 원활했던 곳도 어려움을 겪는다고 할 정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