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빅3, 국제유가 상승으로 일감 확대 전망현대重, 해양플랜트 일감 1기만 남아… 동북아·북해 수주전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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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계가 해양플랜트에서 새 일감을 수주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조선사에 천문학적인 손실을 안기며 ‘계륵’으로 분류된 해양플랜트가 위기극복을 위한 ‘마지막 퍼즐’이 될지 주목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조선 빅3는 최근 국제유가 상승으로 해양플랜트 일감이 늘어날 것이란 예측에 따라 수주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해양플랜트는 LNG선과 초대형원유운반선(VLCC)과 비교해 사업규모가 크기 때문에 프로젝트 하나만 수주해도 매출이 크게 증가한다.

국내 조선업계의 ‘맏형’ 현대중공업은 최근 동남아 지역과 유럽 북해 지역에서 발주된 해양플랜트 2건에 입찰했다. 현대중공업에 남은 해양플랜트 물량은 지난 2014년 수주한 아랍에미레이트(UAE) 나스르 해양 원유생산설비 뿐이다. 올해 여름 해당 설비가 완공되면 해양플랜트 잔여공사가 없다.

진성호 현대중공업 해양영업부 상무는 이달초 진행된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현재 추진하고 있는 해양플랜트 입찰이 성공하면 12~15개월의 설계기간을 거쳐 내년 중순 실제 건조에 돌입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현대중공업은 그간 고수해온 ‘철저한 수익성 우선전략’으로 수주전에 참여할 계획이다. 아울러 1년여간 일감이 없는 해양플랜트 사업부문에 조선 사업부문에서 남는 일감을 넘겨 ‘업무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할 방침이다.

대우조선은 해양플랜트 부문에서 ‘묵은 체증’을 해소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지난 3월 기준 대우조선의 해양플랜트 수주잔량은 7기다. 이 중 2기는 대우조선이 지난 2013년 앙골라 국영석유회사 ‘소난골’로부터 수주한 드릴십으로 2년 넘게 옥포조선소 앞에 떠 있다.

대우조선은 당초 드릴십 2기를 소난골에 2016년 중순 넘기려 했지만, 소난골이 국제유가 하락 등으로 경영난에 처하면서 드릴십을 인도해가지 않고 있다.

하지만 최근 소난골 프로젝트가 해소될 가능성이 엿보이고 있다. 미국 휴스턴에서 지난달 열린 ‘해양플랜트 기자재 박람회(OTC)’ 회의장에서 해당 드릴십이 소난골에 인도될 것이란 긍정적인 ‘신호’가 나왔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소난골 측과 드릴십 인도에 관한 내용을 구두상으로 협의해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며 “아직 구체적인 시기와 조건 등 서면으로 진행된 건은 없기 때문에 향후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중공업의 해양플랜트 수주잔량은 지난달 기준 5기로, 현재 2건의 수주전에 참여하고 있다. 미국 석유회사 코노코필립스가 진행하는 호주 바로사 FPSO(부유식 원유생산 저장 및 하역설비) 프로젝트와 미국 쉐브론의 북해 로즈뱅크 FPSO 프로젝트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최근 바로사 프로젝트와 기본설계(FEED) 계약을 체결했다”며 “수주가 완료됐다고 표현할 수 있는 EPC 입찰은 내년 하반기 진행될 예정이다. 현재 상황에서는 EPC 입찰도 삼성중공업이 따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남준우 삼성중공업 사장은 해당 프로젝트를 수주할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00년 이후 북해 지역에서 발주된 해양플랜트 프로젝트 23개 중 10개를 수주한 만큼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췄다는 입장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고유가 흐름은 해양플랜트 신규발주와 관련해 반길만한 소식”이라며 “하지만 올해 시장에 나온 해양플랜트 수주건은 대부분 진행이 됐다. 향후 시장 상황을 면밀히 관찰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