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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종금증권(대표 최희문)이 지난 1분기 사상 처음으로 분기 순이익 1000억원을 돌파하면서 대형증권사 수준으로 발돋움하는 신호탄을 쐈다.
21일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메리츠종금증권은 지난 1분기 연결기준 당기순이익 1033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보다 27.8% 늘었다. 이는 창사 이래 최대 수준이다.
이는 지난해 자회사로 편입된 메리츠캐피탈의 실적을 포함한 것으로 캐피탈의 기여분을 제외한 개별기준 순이익은 824억원이다.
같은 기간 타 대형증권사들의 연결기준 순이익을 보면 미래에셋대우가 2007억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삼성증권이 1326억원, 한국투자증권이 1513억원, NH투자증권이 1281억원 등을 기록해 메리츠종금증권보다 많은 수준이었다.
타 중형 증권사들의 경우 신한금융투자는 970억원, 대신증권은 571억원, 키움증권은 87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해 뒤를 이었다.
메리츠종금증권 관계자는 “올 1분기에는 특정 부문이 성장했다기보다는 전반적으로 모든 분야에서 고르게 좋은 실적을 냈다”며 “고정적으로 강점을 갖고 있는 부동산 금융이 꾸준히 실적을 냈으며 기업금융, 트레이딩 부문의 실적도 크게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메리츠캐피탈의 자회사 편입도 실적 성장의 주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부동산금융을 주 수익원으로 영위하고 있는 메리츠캐피탈은 모회사인 메리츠종금의 노하우를 활용, 공동 투자 등을 진행해 오며 ‘시너지 효과’를 노리고 있다.
지난해 3월 메리츠캐피탈은 메리츠금융지주 자회사에서 메리츠종금증권의 완전자회사로 편입됐다.
이를 통해 당시 메리츠종금증권의 자기자본은 1조8000억원에서 2조2000억원으로 확대됐다.
이어 메리츠종금증권은 지난 6월 7000억원 규모의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발행, 증자에 나서 올 1분기에는 자기자본이 3조2746억원까지 늘어났다. 1년 새 1조원 이상 늘어난 셈이다.
지난해에는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의 증권사로서 금융당국으로부터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자격을 획득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기업 신용공여, 프라임 브로커리지 서비스(PBS) 업무를 제공하게 됐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오는 2020년 종금업 면허가 만료된다. 이를 대비하기 위해 자기자본을 늘려 수익 다변화와 미래 먹거리 창출을 준비했다는 설명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메리츠종금증권이 이를 발판삼아 ‘종합IB’로의 변신을 꾀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회사 측은 현재로서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메리츠종금증권 관계자는 “종합IB 추진 계획은 전혀 없다”며 “종합IB로 전환한다고 해서 수익이 보장되는 것이 아니며 레버리지, NCR 등을 볼 때 현재로서의 자본 규모로 충분하다는 입장”이라고 일축했다.
이어 “종합IB 기준에 맞도록 자기자본 규모를 확충하게 되면 인력 충원을 해야 하는 부분도 있다”며 “지난해 이미 급격한 자본확대를 통해 3조원 이상의 규모를 달성한 만큼 앞으로는 ROE를 늘리고 내실을 기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