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체공장, 700개 로봇으로 자동화율 99% 달성한 라인에 7~8개 차종 혼류생산..."라인 멈추는 일 없어"
  • ▲ 르노삼성 부산공장에서 QM6 등 다양한 SUV가 생산되고 있다.ⓒ르노삼성자동차
    ▲ 르노삼성 부산공장에서 QM6 등 다양한 SUV가 생산되고 있다.ⓒ르노삼성자동차

    부산 강서구 신호공단에 지역경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기업이 있다. 1998년에 세워져 이미 20년째 자리를 지키며 누적 300만대 이상의 차량을 생산한 르노삼성 부산공장을 일컫는 말이다.

    부산공장은 면적만 50만평에 달하며 프레스, 차체, 도장, 조립, 부품, 엔진, 경합금 등 5개의 차체공장과 2개의 파워트레인 공장으로 구성돼 있다. 모든 공장은 연결돼 있어 부품 생산부터 차체 조립을 거쳐 완성까지 일괄적으로 진행된다.

    지난 8일 부산모터쇼 취재를 끝내고 달려간 이곳은 르노삼성이 자랑하는 SM6, QM6 등 주력 차종을 생산하는데 여념이 없었다. 판매가 다소 부진한 탓에 가동률이 떨어질 것이라 생각한 것은 기자만의 오산이었다.

    도착 후 우리가 가장 먼저 들른 곳은 차체공장이다. 이곳에서는 프레스공장에서 만들어진 100가지 이상의 부품이 옮겨져, 용접과 조립 과정을 거쳐 차체의 기본골격이 완성되고 있었다.

    차체공장의 700여대 로봇은 각기 맡은 임무를 다하느라 움직이는데 분주했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차체공장 자동화율은 99% 수준"이라며 "부산공장에서 가장 자동화가 잘된 공장이다"고 치켜세웠다.

    차체공장에서 이뤄지는 용접 또한 일품이다. 로봇이 용접한 뒤 롤러로 눌려가며 그 자국들 없애고 있었는데 이를 통해 매끈한 바디라인을 만들어졌다.

    부산공장이 자랑하는 인공지능형 다차종차체용접시스템(IBPS)도 차체공장에 구비돼 있어, 가동모습을 볼 수 있었다. IBPS는 한 설비로 여러 차종을 만들 수 있는 혼류 생산방식이 적용된 대표적인 스마트 시스템으로 꼽힌다.

    백호선 부산공장 차체팀장은 "IBPS에는 36개의 로봇이 설치돼 있다"며 "이 로봇들이 한 설비에서 4개의 플랫폼, 8개 차종을 생산하는 것으로 가능하게 한다"라고 설명했다.

  • ▲ 르노삼성 부산공장이 자랑하는 인공지능형 다차종차체용접시스템(IBPS).ⓒ르노삼성자동차
    ▲ 르노삼성 부산공장이 자랑하는 인공지능형 다차종차체용접시스템(IBPS).ⓒ르노삼성자동차

    르노삼성은 포스코와 협업해 차체를 생산하고 있다. 특히 르노삼성의 대표 모델인 SM6는 대부분 포스코산 소재로 만들어졌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백호선 팀장은 "수많은 국산차들 중에서 포스코의 기가스틸을 가장 많이 적용하는 모델이 SM6"라며 "특히 정면 충돌시 1차 충격이 가해지는 프런트 사이트 범퍼에 기가스틸이 사용되는데, 이는 경쟁모델에는 없는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기가스틸은 10원 짜리 동전 크기의 철로 10톤(t)의 무게를 견딜 수 있는 1000메가 파스칼(MPa) 이상의 초고장력강을 말한다. 강성이 높은 기가스틸 사용 비중이 높다보니 안전성도 뛰어나다. 르노삼성차 SM6는 지난 2016년 ‘올해의 안전한 차’에서 최고점을 획득하기도 했다.

    차체공장에 이어 방문한 곳은 조립공장이다. 조립공장은 르노삼성 높은 생산성을 그대로 보여주는 혼류 생산 공정이 적용된 곳으로, 르노와 닛산의 장점만 모은 최첨단 공장으로 알려져 있다.

    이 공장에서는 SM3, SM3 Z.E., SM5, SM7, QM6, SM6, 닛산 로그까지 하나의 라인에서 모두 생산되고 있다. 때문에 한 제품의 판매가 떨어지더라도 라인 전체 가동이 중단되거나 하는 사태는 발생하지 않는다. 르노삼성이 국내 다른 완성차와 달리 일자리와 관련된 노사 갈등이 적은 이유다.

    조립라인에 배치된 각 직원들이 본인의 책무를 다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1분 내외. 이후 차량이 연이어 오기 때문에 그 시간 안에 제대로 된 조립을 해야만 완벽한 차량이 만들어진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여기 조립공장에서는 1분에 한대씩 만들어진다고 보면 된다. 다시 말해 한시간에 60대를 생산할 수 있다는 얘기"라며 "완성된 차량은 공장내 있는 3.2km 주행시험장에서 다양한 테스트를 거친 뒤 출고된다"고 설명했다.

  • ▲ 르노삼성 SM6에 적용된 포스코 기가스틸.ⓒ르노삼성자동차
    ▲ 르노삼성 SM6에 적용된 포스코 기가스틸.ⓒ르노삼성자동차

    르노삼성이 부산지역 자동차 산업에 미친 영향은 매우 크다. 르노삼성차 협력사가 몰려있는 부산과 경남의 협력사들의 2013년 매출은 6748억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난해 매출은 1조3791억원으로 4년전 보다 2배 이상 늘었다.

    특히 1분기 전국 자동차 수출 평균이 8.6% 감소한 가운데 부산지역만 21% 증가했다. 부산지역이 르노삼성 부산공장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알 수 있는 지표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닛산 로그, QM6(꼴레오스) 등이 르노삼성 수출 확대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며 "특히 닛산 로그 부품을 국산화하면서, 부산 지역 협력사들 매출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