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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투자증권은 국내는 물론 아시아IB 사이에서 베트남 시장의 선도 증권사로 꼽힌다.
현재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베트남으로 발을 넓히고 있고, 모두가 IB 분야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한국투자증권 베트남 현지법인 'KIS베트남'은 베트남에서 리테일을 기반으로 지난 10년간 성장해왔다.
2007년부터 베트남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모색했던 한국투자증권은 2010년 12월 업계 70위 권이던 현지증권사 EPS증권을 인수하며 베트남 시장에 첫 발을 내딛었다.
이후 5년 만에 톱10(현재 8위)에 드는 대형 증권사로 키워내면서 아시아에 진출한 증권사의 첫 성공사례를 썼다.
KIS베트남의 성공요인으로 업계는 철저한 로컬 중심의 업무영역 확대전략을 꼽는다.
호치민 본사 외에도 2개의 영업소가 성업 중이고 하노이에도 지점 1개와 2개의 영업소가 운영되고 있다.
주목되는 부분은 총 6개 점포, 200명에 달하는 직원 중 한국인 주재원은 단 3명이다.
현지 전문인력의 적극적인 채용과 한국의 기술을 접목시킨 교육으로 베트남 투심을 사로잡았다.
베트남 정부와도 신뢰가 돈독하다.
사업진출 이전부터 현지 공무원과 10년 이상 업무를 맞추며 관계를 구축하며 신뢰를 쌓았고, 베트남 금융당국은 당시 예외적으로 외국인투자지분한도 증자를 승인해 현재 한국투자증권의 KIS베트남 지분보유율은 98.74%에 이른다.
그 결과 현재 KIS베트남 수익의 95%를 리테일에 따른 수수료, 이자수익으로 벌어들였다.
특히 한국인 계좌 500개를 제외한 2만여개의 HTS 계좌가 베트남 현지인의 보유 계좌라는 점에서 철저한 현지화 작업의 결실을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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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현지화 전략을 통한 리테일 부문에서 기반을 닦은 KIS베트남은 시선을 IB 부문으로 넓히기 시작했다.
최근 급락세를 보인 베트남 증시와 수수료 수익, 이자마진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현지에서 IPO, M&A 자문 등 IB부문에 박차를 가할 타이밍이 왔다는 것이 KIS베트남과 한국투자증권의 판단이다.
박원상 KIS베트남 법인장은 "본사 한국투자증권이 ROE 목표를 14%(세전기준)로 잡은 만큼 우리도 최소한 10% 이상은 달성하기로 목표를 잡았다"며 "결국 투자대상을 명확히 발굴하고 이들을 키워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장기적으로 KIS베트남이 리테일과 IB를 비롯해 전 부문별로 톱5 안에 진입하는 것이 KIS베트남의 목표"라며 "현지에서 종합증권사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KIS베트남은 추가 증자를 통한 몸집불리기 작업도 완료단계에 접어들었다.
지난달 증자승인을 받아 380억원 규모의 자금을 수혈한 KIS베트남은 자기자본이 900억원 수준으로 뛰어 업계 8위로 규모를 키우게 된다.
박원상 법인장은 "KIS베트남이 현지증권사 M&A를 통해 시장에 진입했지만 앞으로는 몸집을 키우기 위해서는 증자를 해야 한다"며 "베트남 내 74개 증권사 가운데 실질적인 영업을 진행하는 곳은 30여개에 불과하고 이 중 매물로 나온 곳은 자기자본투자를 잘못해 부실이 난 곳이 많고, 굳이 30위권 밖 증권사를 인수할 필요도 없다"고 말했다.
증자를 통해 인력을 충원하는 것이 더 현명하다고 판단한 것.
이밖에 현지 차입 등으로 자기자본을 추가로 늘린 이후 자기자본투자 등 공격적 행보를 개시한다는 방침이다.
해외투자에 전문성을 갖춘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을 통해서도 현지 기업정보를 받는 한편 신중한 종목추천을 기대하고 있다.
박원상 법인장은 "앞으로 외국인 지분한도 추가확대, 파생상품 시장개장, 회사채 시장 및 IB시장 확대 등 우호적 여건이 조성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어 KIS베트남이 리테일, IB 등 대형 종합증권사로서 모든 업무를 수행하는 투자은행으로 발전할 가능성 역시 충분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