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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금융시장에서 한화생명은 잔뼈가 굵은 한국계 금융회사로 통한다.
10년 전 불모지와 같던 베트남에서 맨손으로 보험시장을 개척하고 생명보험 활성화에 앞장섰기 때문이다.
한화생명은 2008년 국내 생명보험사 중 최초로 지분 100%를 출자해 해외 현지법인을 설립했다.
현지화 전략에 따라 지난 10년간 설계사들을 채용하고, 한국 생명보험 비결을 접목해 현재는 2만명에 가까운 설계사를 보유하고 전속설계사 대리점을 106개까지 확장했다. 지난 2016년에는 손익분기점을 넘어서 베트남 전체 생보사 18개 중 8위를 차지하고 있다.
한화생명 백종국 법인장은 “베트남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신흥국가지만 보험에 대한 인식과 욕구는 우리나라에 비해 뒤처져 있다”며 “베트남의 1인당 국민소득은 약 278만원(2500달러)으로 우리나라 국민소득 3007만원(2만7000달러)의 9% 수준에 불과하다. 소득수준이 낮다 보니 아직 저축이나 생명보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낮은 편”이라고 밝혔다.
이어 백 법인장은 “그러나 최근 6% 이상의 가파른 경제성장률을 이루면서 소득증대와 중산층 증가로 점차 생명보험 필요성에 대한 인식 변화가 시작됐다”며 “이전까지 영업망을 확대하는 데 주력했다면 앞으론 고객에게 어떤 상품을 소개할 것인가를 고민할 시기”라고 말했다. -
이를 한화생명 베트남법인은 가동률을 높이기 위해 해촉 기준을 강화했다.
기존에는 6개월 이상 신계약을 1건도 유치 못 하면 해촉했으나 이 기간을 3개월로 축소했다. 이는 더욱 내실을 키우겠단 전략이다.
우리나라의 설계사 가동률은 80% 이상이지만 베트남은 본업은 따로 두고 보험설계사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때문에 설계사 가동률은 10~15% 수준에 불과하다.
또 불완전판매를 근절하고 계약유지율을 높이는 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백종국 법인장은 "질적 성장을 위해 계약유지율과 해촉 기준을 강화하면서 설계사들이 수 천명 줄었지만 그만큼 투명하고 건전한 영업 조직을 구축하고 있다"며 "5년 전 12개월 차 계약유지율이 35%였으나 현재는 72%까지 올랐다"고 설명했다.
한화생명은 자산운용 포트폴리오 다양화를 위해 부동산투자도 적극 검토 중이다. 지난해 베트남 상업은행인 마리타임뱅크가 소유한 호치민의 TNR타워 인수를 추진했으나 가격 협상 과정에서 무산됐다. 현재는 다른 부동산 투자를 물색 중이다.
이밖에도 한화생명은 현지 베트남은행과 제휴를 맺고 보장성 상품을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방카슈랑스를 통해 기업들의 단체보험 가입을 유도하는 등 다양한 영업채널을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백종국 법인장은 “현재는 시장점유율이 높지 않지만 영업 조직 개선과 다양한 판매채널을 활용해 2025년에는 업계 5위로 성장하는 게 목표”라며 “한국계 은행과의 연계영업은 물론 로컬은행과도 관계를 맺고 영업 활로를 개척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