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인 매장뿐 아니라 온라인몰 물품도 공급 차질4년간 적자 지속에 매장수 감소세
  • ▲ 한산한 서울 중구 명동 화장품 거리 모습ⓒ연합뉴스
    ▲ 한산한 서울 중구 명동 화장품 거리 모습ⓒ연합뉴스
    2000년 중저가 화장품 전성시대를 열었던 스킨푸드가 론칭 이후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 불황에 따른 경기 침체와 브랜드간 경쟁 심화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스킨푸드는 몇 달째 가맹점에 제품을 공급하지 않으면서 품절사태가 일어나고 있다. 일부 제품을 받아보려면 본사에 예약을 해야되며 최소 10일에서 30일 정도 소요되는 걸로 전해졌다.

    스킨푸드 매장 직원은 "공장이 가동이 안됐다가 다음 달부터 가동되느라 물량 공급에 차질이 생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언급했다.

    오프라인 매장뿐 아니라 온라인몰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스킨푸드가 지난 12일부터 15일까지 상반기 시즌오프 행사를 진행했지만 재고가 없어 판매되지 못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폐업설까지 나돌고 있다.

    스킨푸드 관계자는 "국내 화장품 시장 정체가 지속되면서 전체 생산 금액 중 일부가 줄었고, 원부자재 수급이 지연, 예상치 못한 판매량 증가 등 복합적인 원인으로 일부 품목에 품절이 있었다"면서 "가맹 점주들과는 더욱 긴밀한 소통을 통해 해결책을 강구해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도 스킨푸드의 제품 공급 중단 사태가 일반적이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화장품 시장이 침체된 것은 사실이지만 제품 공급을 중단하면서 생산 비용을 줄이는 경우는 없었다"면서 "생산이 중단되더라도 하루 이틀일 수 있지만 계속되는 것은 문제가 있어 보인다"고 평가했다.
  • ▲ 블랙슈가 퍼펙트 핏 마스크 시트 더 에센셜 임시 품절ⓒ스킨푸드 홈페이지
    ▲ 블랙슈가 퍼펙트 핏 마스크 시트 더 에센셜 임시 품절ⓒ스킨푸드 홈페이지
    '맛있는 푸드로 만든 맛있는 화장품'이라는 콘셉트로 스킨푸드는 더페이스샵과 미샤에 이어 한때 업계 3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화장품 시장 성장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서 2014년부터 고꾸라졌다. 

    스킨푸드의 최근 5년간 매출을 살펴보면 2013년 1746억원, 2014년 1519년, 2015년 1692억원, 2016년 1690억원에서 지난해 1269억원으로 감소했다. 2013년 3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2014년 52억원, 2015년 129억원, 2016년 52억원, 지난해 98억원의 손실을 봤다.

    심지어 지난해 연결재무제표를 감사한 안세회계법인은 강조사항을 통해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능력에 유의적 의문을 제기할 만한 중요한 불확실성이 존재함을 나타낸다"고 언급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스킨푸드 매장수도 줄어드는 추세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거래사업 거래에 따르면 스킨푸드는 2014년 504개, 2015년 537개 2016년 590개로 증가했지만 지난해 580개, 올해(3월 기준) 544개로 감소했다. 

    업계에선 노세일정책이 되레 스킨푸드의 발목을 잡았다는 평가다. 연일 이어지는 브랜드숍들의 할인 속에서도 스킨푸드는 애초부터 출고가를 낮게 책정해 세일 없이 판매를 해왔다. 그 결과 충성 고객을 타사에 빼앗겼다는 분석이다. 

    스킨푸드 뿐만 아니라 화장품 브랜드숍이 성장 한계에 부딪히면서 당분간 실적 회복이 어려울 것이란 시각이다. 중국발 리스크 영향으로 각 업체의 실적 부진이 장기화되고 최근 화장품 소비 트렌드가 헬스엔뷰티숍(H&B)로 넘어갔다.

    KB증권에 따르면 국내 8개 화장품 브랜드숍 합산 매출은 2014년 2조2270억원, 2015년 2조3490억원, 2016년 2조4720억원으로 연간 성장 폭이 5%에 내외에 그쳤다.

    업계 관계자는 "스킨푸드가 현재 제품만 받고 납품한 돈도 못주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면서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으로 이 사태가 계속된다면 폐업보다는 매각에 나올 수도 있을 것"이라며 조심스레 추측했다.

    하지만 스킨푸드는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효율적인 공급망관리(SCM)를 통해 유통 품목 수(SKU) 최적화를 극대화 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며 "새로운 해외 시장 개척, 신채널 발굴 등을 통해 시장 대응력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