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건설, '호칭 파괴' 추세에 동참… ‘프로’로 일원화SK그룹 본사, 다음달부터 ‘공유오피스’ 구현 위한 리모델링
  • ▲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1월 서울 광장동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2018 신년회에서 ‘New SK’를 만들기 위한 실천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SK
    ▲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1월 서울 광장동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2018 신년회에서 ‘New SK’를 만들기 위한 실천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SK
    최태원 SK 회장이 강조하는 ‘딥체인지’가 그룹 내 기업문화를 확 바꾸고 있다. 임직원 간 경직된 일본식 호칭을 파괴하고, 사무공간을 개선하는 등 업무혁신을 달성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진행되고 있는 것.

    2일 재계에 따르면 SK건설은 최근 ‘부장-차장-과장-대리’ 등 기존 직급체계를 모두 없애고 임원을 제외한 직원들의 호칭을 ‘프로’로 통일했다. 수평적 기업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SK그룹 차원에서 진행 중인 호칭파괴 추세에 동참한 것.

    SK그룹이 수평 문화 확립에 나서는 것은 최태원 회장이 외치는 ‘딥체인지’에 따른 것이다. 최 회장은 조직의 근본적 변화로 사회적 가치 창출 등 혁신을 도모하기 위해 딥체인지를 거듭 강조한다. 호칭 등을 개선해 경직된 업무환경을 개선시키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최 회장의 뜻에 따라 SK의 핵심 관계사 등은 일찍부터 직급 대신 각 사업부문에 맞는 호칭을 사용하고 있다. SK그룹의 지주사인 SK㈜는 ‘PL(프로젝트 리더)’로, SK텔레콤은 ‘님’이란 호칭을 택했다. 이에 따라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박정호님’으로 불린다.

    핵심 관계사에서 시작된 호칭 개선은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다른 관계사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내 5위 규모의 인하우스(대기업 계열) 광고회사인 SK플래닛도 직원들끼리 ‘플래너’라고 부른다.

    SK하이닉스는 한발 더 나아가 구글처럼 임직원을 나타내는 용어를 새롭게 만들었다. 구글이 임직원을 ‘구글러’라고 표현하는 것처럼, SK하이닉스는 ‘하이지니어스’를 선택했다.

    임직원이라는 표현보다 도전 정신이 담긴 새로운 용어로 기업혁신을 이루겠다는 의지다. 사내공모로 채택된 하이지니어스는 조만간 브랜딩 작업을 거쳐 대내외적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SK그룹은 딥체인지의 실현을 위해 업무공간도 개선한다. SK그룹은 이달 말부터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을 ‘공유오피스’ 형태로 바꾸기 위해 리모델링 공사를 실시한다. ▲SK E&S ▲SK루브리컨츠 ▲SK종합화학 등이 쓰는 3개 층을 먼저 공사하고, 향후 나머지 층도 단계별로 리모델링할 계획이다.

    최태원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일하는 방식의 혁신을 위해 같은 조직과 공간에서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 일하는 것이라는 고정관념에서 탈피해야 한다”며 “프로젝트 중심의 공간에서 협업과 공유를 활성화하는 환경으로 업무공간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리모델링이 끝나면 SK서린빌딩은 구글이나 페이스북과 같은 업무환경을 갖춘다. 임직원들은 지정 공간과 칸막이가 없는 ‘공유좌석제’ 환경에서 근무하게 된다.

    SK그룹 관계자는 “업무혁신을 위한 딥체인지 구현은 현재 진행형”이라며 “앞서 SK이노베이션이 정형화된 문서로 보고하고 결재 받는 시스템을 이메일 보고로 대체한 것처럼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