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미래 성장사업 집중 육성…3년 180조 투자액 중 25조 투입'4차 산업혁명 선도', '삶의 질 향상' 등 새 비전 제시… '이재용 리더십' 구축
  • ▲ 이재용 삼성 부회장 ⓒ삼성전자
    ▲ 이재용 삼성 부회장 ⓒ삼성전자
    삼성그룹이 인공지능(AI), 5G, 바이오, 반도체 중심의 전장부품 등 4대 미래 성장사업을 집중 육성하며 본격적인 이재용 시대를 연다. 이를 위해 오는 2021년까지 3년 간 총 180조 원의 투자가 이뤄지고 그 중 전장부품을 제외한 나머지 3대 미래사업에만 약 25조 원이 투입된다.

    8일 삼성그룹은 미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4차 산업혁명 선도'와 '삶의 질 향상'을 핵심 테마로 AI, 5G, 바이오, 반도체 중심의 전장부품을 4대 미래 성장사업으로 선정하고 집중 육성한다고 밝혔다.

    이날 삼성은 그룹의 미래 성장 외에도 경제 활성화, 일자리 창출 등을 위해 신규투자와 채용을 확대하는 방안도 발표했다. 오는 2021년까지 3년 간 총 180조 원으로 투자 규모를 확대하고 이 중 130조 원(연 평균 43조 원)을 국내에 집중 투자하겠다고 했다.

    180조 원이라는 거대한 투자금 중 AI와 5G, 바이오에 투입되는 자금만 약 25억 원이다. 다가오는 4차 산업혁명의 중심이 될 이 3대 사업에서 자체적인 경쟁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국내 생태계 조성에도 기여하겠다는 목표다.

    재계에서는 삼성그룹이 이처럼 미래 육성 사업 4가지를 선정해 공표함으로써 본격적인 '이재용 시대'가 시작됐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최근 해외 출장 등을 시작으로 조심스럽게 공식적인 경영 활동을 재개한 이재용 부회장이 이번 신규 투자 계획 발표로 공식적으로 경영 일선에 나섰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번에 발표한 4대 미래 성장사업 육성 계획은 이처럼 이 부회장의 공식적인 경영 복귀 전면에 제시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아버지인 이건희 회장 때와는 다른 삼성의 비전을 제시해 새로운 리더십을 구축하기 위한 작업으로 풀이된다.

    우선 삼성은 기존에 삼성이 글로벌 시장을 리딩하고 있는 반도체 사업을 심화·발전하는 방향으로 미래사업을 이끌기로 했다. 현재 반도체는 PC와 스마트폰 중심으로 수요가 증가해왔는데 향후에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접어들며 AI와 5G, 데이터센터, 전장부품 등에서 신규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은 국내 생산거점인 평택 공장 등을 중심으로 투자를 집행한다는 계획이다.

    그 중에서도 자동차 전장부품 분야에 반도체 기술을 적극 활용한다. 반도체 외에도 삼성이 강점을 갖고 있는 디스플레이와 ICT 기술을 자동차에 적용해 자율주행 SoC(System-on-Chip, 시스템 반도체) 시장을 선도해 간다는 목표다. 

    AI도 4차 산업혁명의 기본 기술이자 IT산업의 미래를 좌우하는 핵심기술이라는 점에서 역점을 둔다. 삼성은 서울 서초 R&D센터를 AI 핵심 기지로 삼고 글로벌 연구 거점에 1000명의 인재를 확보할 방침이다. AI사업에선 무엇보다 연구역량을 대폭 강화하는 것에 방점이 찍힌다.

    2025년 이후 연간 최소 30조 원 이상의 사회·경제적 파급효고를 낼 것으로 기대되는 5G 분야에서는 삼성의 '세계 최초 기술'을 기반으로 칩셋과 단말, 장비 등 전 분야에 과감한 투자가 이뤄질 전망이다. 국내 고객 뿐만 아니라 미국과 일본 등 글로벌 고객 확보로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겠다는 포부다. 삼성은 5G 인프라가 자율주행이나 IoT, 로봇, 스마트시티 등의 다양한 신산업이 발현하는데도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마지막으로 바이오 사업은 이미 삼성이 2010년부터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육성해온 만큼 이번 기회를 기점으로 다시 추진에 속도를 낸다. 바이오는 '제 2의 반도체'로 육성한다고 선언한만큼 지속적이고 대대적인 투자가 진행될 것이란 예상이다. 삼성은 바이오 사업이 오랜 기간 동안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분야지만 고령화와 만성, 난치질환이 증가하는 사회에 기여할 수 있어 집중 육성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삼성은 단순히 내부적으로 4대 미래사업을 육성하는데서 그치지 않고 국내 기초과학 분야와 미래 성장 분야에 대한 연구 지원으로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비전도 제시했다. 이미 2013년부터 물리, 수학 등의 기초과학 분야 연구를 지원하고 있지만 향후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해 4대 미래사업으로 꼽은 AI, 5G, IoT, 바이오 등으로 지원을 확대한다. 2013년부터 올 7월까지 총 5400억 원을 기초과학에 투자한 삼성은 오는 2022년까지 추가적으로 1조 원 가량을 더 투입해 총 1조 5000억 원을 지원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