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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양행이 자체 품목의 비중을 높이며 그간 지적받아 왔던 도입신약을 통한 외형 부풀리기에서 벗어나는 모습이다.
그만큼 R&D에 대한 투자가 늘었고 자체 품목의 시장경쟁력이 강화됐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의 주요 자체 개발 품목들의 올해 매출이 전년 대비 증가하면서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늘어날 전망이다.
고지혈증치료제 '로수바미브'의 매출액은 2016년 79억4000만원에서 지난해 223억원으로 180.8%나 급증했다. 올해 1분기 매출만 184억원으로, 연매출 400억 돌파는 무난해 보인다.
로수바미브는 고지혈증 치료 성분인 로수바스타틴과 에제티미브 두 가지 약물의 복합제다.
고강도 스타틴 요법보다 저용량 스타틴과 에제티미브 제제를 복합한 고지혈증 복합제가 LDL콜레스테롤을 낮추고 당뇨 발생 위험도 낮추는데 더 효과적이라는 임상 데이터가 나오면서, 당뇨학회가 치료제로 권고하는 등의 영향으로 매출이 상승한 것으로 분석된다.
고혈압·고지혈증 복합제 '듀오웰'도 눈에 띄는 매출 증가를 보이고 있다. 듀오웰의 매출은 2016년 124억5000만원에서 지난해 164억2500만원으로 31.9% 늘었다. 올해 1분기 매출은 108억원이다.
듀오웰은 고혈압 치료제 성분인 텔미사르탄과 고지혈증 치료제 성분인 로수바스타틴을 섞은 개량신약이다.
공통적인 것은 두 제품 모두 2가지 이상의 성분을 조합한 복합제 개량신약이라는 점이다. 이밖에도 유한양행은 고지혈증·당뇨병 복합제인 '로수메트서방정'을 지난 6월 허가 받았고, 고혈압 3제복합제 'YH22162'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며 올해 하반기 출시가 예상된다.
자체 개발 품목의 성장으로 그간 다국적 제약사의 도입품목으로 외형만 키운다는 지적에서도 차츰 벗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영업이익의 개선에도 역할을 할 전망이다.
배기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유한양행의 자체 품목 매출 비중은 2016년 24.5%에서 올해 26%로 높아지며 내년에는 26.6%로 예상된다"며 "제품 매출 비중의 확대와 더불어 영업이익률도 작년 5.5%에서 내년 6.3%로 개선되겠다"고 전망했다.
자체 품목의 적극적인 개발은 유한양행의 R&D투자 비율에서도 드러난다.
유한양행은 이정희 사장 취임 전인 2014년 매출액 대비 R&D 투자 비율이 5.7%에 불과했지만 2015년부터 6.4%, 2016년 6.5%, 2017년 6.9%로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그간 상위제약사와 비교해 연구개발에 인색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던 유한양행이 최근들어 연간 1000억원 이상의 비용을 투자하고 있다"며 "유한양행의 영업력을 바탕으로 자체 품목들의 매출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