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단계 자율주행차' 제로셔틀, 국내서 첫 일반도로 주행 성공

국내에서 처음으로 4단계 자율주행자동차가 일반 도로를 달렸다. 4단계 자율주행은 차량 스스로 모든 상황을 판단하고 움직이는 완전주행이 가능한 단계를 말한다.

4일 경기도가 제작한 국내 최초 운전자 없는 자율주행차 ‘제로셔틀’이 판교 제 2테크노밸리에서 시범운행에 성공했다.

이날 행사에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김정렬 국토교통부 제2차관, 조광주 경기도의회 경제과학기술위원회 위원장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어렸을 때 만화에서 봤던 자율주행자동차가 현실로 이뤄졌다. 제로셔틀은 대한민국에서 최초로 만들어진 4단계 자율주행차로 오늘은 일반도로를 주행하는 기념비적인 날이다”며 “오늘의 성과가 있기까지 국토부, 성남시, 경찰청, 관련 연구기관 등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김정렬 국토부 차관은 “우리나라 최초의 무인자율버스인 제로셔틀 운행을 진심으로 축하한다”며 “자율주행차는 정부가 핵심성장 동력으로 적극 추진하고 있는 분야다. 정부는 자율주행차가 대중교통, 물류 등에 적용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스마트도로, 정밀도로 등을 전국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연말까지 화성 KCT도 개발을 완료할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 관제탑과 무선통신으로 정보 교환

제로셔틀은 경기도가 차세대 융합기술 연구원에 의뢰해 3년간 연구 끝에 개발한 자율주행차다. 이날 제로셔틀은 제2테크노밸리 입구에서 판교역까지 5.5km구간을 시속 30km로 주행하는데 성공했다.

제로셔틀 개발 총괄책임을 맡은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 김재환 박사는 “제로셔틀은 전기차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운전석이 별도로 없으며 안전요원이 탑승해 위험상황에는 긴급제동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제로셔틀은 총 8개의 레이더센서가 장착돼 있으며 후방 레이더는 뒷차량을 감지해 차선변경을 결정한다. 전방레이더는 앞 차와의 간격에 따라 제동을 하거나 속도조절을 결정하는데 도움을 준다.

김 박사는 “GPS만을 가지고는 안전한 자율주행이 이뤄질 수 없기 때문에 레이더센서를 통해 정밀지도와 실제 환경정보를 매칭해 자율주행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해외에서 운행 중인 자율주행차는 스스로 판단해 운전을 하고 있다. 이에 혼잡한 도로교통상 위험성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캠퍼스나 전용 도로에서만 운행이 가능하다.

하지만 제로셔틀은 차량사물통신기술(V2X)을 통해 통합관제센터와 교통신호정보, GPS 위치보정정보신호, 주행안전정보 등을 무선으로 주고받아 일반도로에서도 안전하게 주행할 수 있다.

◇ "악천후 주행‧느린 속도 등 미흡한 점 개선해 나갈 것”

다만 아직까지 국내 자율주행차 개발기간이 길지 않아 문제점도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악천후에는 운행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눈이 많이 와서 도로에 눈이 쌓여있거나 폭우로 인해 시야확보가 어려운 경우에는 자율주행 운행이 어렵다. 또한 차량 속도가 80km이상으로 달릴 경우에는 아직까지 안전 확보가 미흡하다.

자율주행자동차 시대가 열리면서 사람들이 가장 걱정했던 것은 바로 돌발상황시 대처 방법이었다. 예를 들어 자율주행시 갑작스레 도로에 보행자가 난입했을 경우 운전자와 보행자의 안전 중 어느 것을 더 우선시 해야 하는 등 논란이 많았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자율주행자동차는 돌발상황시 회피 개념보다는 속도조절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긴급제동을 통해 위험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이번에 선보인 제로셔틀도 같은 원리로 움직이도록 설계됐다.

이재명 도지사는 시승을 마치고 “운전면허를 따서 도로 주행을 처음한 초보운전자 같은 느낌이었다. 앞차가 끼어들자 급제동해 몸이 쏠렸다”며 “섬세함과 예민함이 부족한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하지만 “짧은 거리지만 스스로 주변환경을 인식해 대처하는 것은 훌륭했다. 아직까지 개발단계이다보니 문제점이 보이지만 연구개발을 거듭해 자율주행차 시대를 맞아 상용화에 성공할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