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공후 내부마감재 철거…설계변경 리스크이촌현대 법 개정·오염토 발생탓 착공 지연구조체 상태 불량시 보수·보강공법 변경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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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 기조에 원자재값까지 치솟으면서 공사비가 3.3㎡(평)당 1000만원을 웃도는 사업장이 늘고 있다. 널뛰는 공사비에 서울 강남권, 한강변 입지를 갖췄음에도 시공사 선정에 난항을 겪는 사례도 빈번하다. 이런 가운데 재건축보다 고난도 공정을 요구하는 리모델링사업도 평당 1000만원 시대가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전망이 나온다.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여의도와 강남권 재건축·재개발사업장에선 공사비 평당 1000만원이 보편화되는 분위기다.지난해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공작아파트 재건축사업은 평당 1070만원에 시공사를 선정했다. 서초구 신반포22차 재건축은 평당 1300만원으로 공사비를 책정, 정비사업중 역대 최고액을 기록했다.부산 시민공원주변 재정비촉진지구내 촉진4구역 재개발사업도 시공사가 공사비를 평당 1126만원으로 올려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공사비 1000만원이하인 사업지는 알짜입지를 갖췄음에도 시공사선정에 난항을 겪고 있다.서초구 방배7구역은 수도권지하철 7호선 내방역과 2호선 방배역 등 더블역세권을 갖춘 알짜사업지로 평가되지만 아직 시공사를 찾지 못하고 있다.업계에선 평당 980만원으로 책정된 공사비가 발목을 잡았다는 분석이 나온다.한강변 노른자위 입지를 자랑하는 서초구 신반포2차 재건축도 평당 950만원에 시공사선정에 나섰다.하지만 두차례 시공사선정 입찰에 건설사 1곳만 단독으로 참여하며 결국 유찰됐다.정비업계에선 공사비 상승 기조가 리모델링으로 확산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특히 재건축·재개발보다 고난도 공정과 기술력을 요구하는 만큼 공사비 상승은 불가피하다는게 업계 중론이다.실제로 리모델링사업을 추진중인 △삼성서광(평당 998만원) △문래대원(897만원) △잠원강변(865만원) △이촌우성(932만원) 등은 현재 인허가 추진중으로 추후 공사비가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또한 청담건영은 공사비를 687만원에서 1137만원으로 인상했다.정비업계 한 관계자는 "리모델링은 재건축·재개발과 사업 진행절차는 물론 공정도 아예 다르다"며 "우선 착공후 내부마감재를 철거한 뒤 전수 안전진단 및 구조보강 범위를 확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그러면서 "이때 현장여건이 철거 전 계획했던 설계도면과 상이할 경우 이에 따른 설계변경까지 수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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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구에서 리모델링사업을 처음 추진한 '이촌 현대'도 공사비 협상이 진행중이다.1974년 준공된 이 단지는 2006년 조합이 설립됐지만 주민간 갈등과 글로벌 금융위기, 공사비 인상 갈등 등을 겪으며 사업이 지연됐다.그사이 시공사도 현대건설에서 포스코이앤씨, 롯데건설로 변경됐다.시공사 선정후 이주까지 사업에 속도가 붙었지만 관련법 개정으로 착공이 지연됐다.2021년 광주 학동아파트 철거현장 붕괴사고로 인명피해가 나면서 건축물관리법이 개정, 해체 심의가 강화된 까닭이다.2022년 8월 착공에 들어갔지만 다시 지하증축을 포함한 설계변경에 따른 인허가 지연, 부지내 오염토 발생 등으로 공사가 지연됐고 지난해 12월에 이르러 토목공사에 착수했다.시공사 측은 "현재 이촌 현대는 내부마감재 철거후 드러난 현장여건이 좋지 않아 추가적인 설계변경이 동반돼야 하는 상황"이라며 "서울시 코디네이터 중재 아래 공사기간 및 공사비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정비업계에선 재건축·재개발보다 고난도 공정을 요구하는 리모델링 경우 가파른 공사비 상승이 불가피한 것으로 보고 있다.리모델링은 기존 건축물 구조를 유지하면서 일부를 해체 또는 증축하는 것이다.이에 기존 구조체 안전을 확인하고 보수·보강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내부마감재를 모두 철거한뒤 전수 안전진단을 시행하고 그결과에 따라 보수·보강공사 범위가 확정된다.또한 기존 구조체 상태가 예상보다 불량할 경우 보수·보강공법 및 설계변경도 필요하다.대형건설 A사 관계자는 "현재 서울내 주요 리모델링 사업현황을 살펴보면 현장여건에 따른 추가공사비가 반영되지 않은 곳이 적잖다"며 "실제 착공에 들어가면 물가상승 및 구조보수 보강범위 확정 이후 공사비가 추가로 증액돼 평당 1000만원을 넘는 곳이 많을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