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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양행이 면역항암제 파이프라인 확대를 위한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만 굳티셀, 브릿지바이오, 앱클론 등과 공동개발 계약을 맺은데 이어 에이비엘바이오와도 기술 도입 계약을 체결했다.
유한양행의 미래를 이끌 차세대 먹거리로 면역항암제를 성장시키겠다는 의지가 드러나는 대목이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2022년 글로벌 항암제 시장 규모는 1910억 달러로 2016년 대비 2배 이상의 고성장이 예상된다. 같은 기간 타 질환 치료제의 성장률이 10%대에 불과하다는 점과 비교하면 상당히 높은 성장률이다.
기존 항암제는 낮은 효능과 부작용, 내성 발현 등의 문제로 신규 항암제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는 가운데 면역항암제는 가장 주목받는 분야다.
면역항암제는 직접 암세포를 공격하기 보다 환자의 면역체계를 강화시켜 암을 치료하기 때문에 기존 항암제의 단점을 극복하면서 효능은 훨씬 높다.
이 때문에 국내서도 유한양행을 비롯 동아에스티, 보령제약 등 주요 상위제약사들이 면역항암제 관련 파이프라인을 확대하는 추세다.
유한양행은 에이비엘바이오와 면역항암 이중항체 공동연구개발 및 기술도입 계약을 체결했다. 총 기술도입 금액은 590억원이다.
에이비엘바이오는 항체의약품을 연구개발하는 바이오 벤처업체다. 작년 매출액은 7100만원이었으나 74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최근 코스닥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했으며,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가 비상장주식 1600주를 보유한 사실이 알려지며 내부정보 이용 관련 논란이 되고 있다.
에이비엘바이오가 보유한 이중항체 기술은 항체가 두 개의 표적을 동시에 인식하는 것으로, 단독항체 두 개를 조합했을 때보다 효능이 우월하고 부작용이 적어 면역항암제로 기대되는 신약 후보로 꼽힌다.
이에 앞서 유한양행은 올해 면역질환 치료제 개발전문 바이오벤처기업 굳티셀에 50억원을 투자했고, 바이오벤처 브릿지바이오로부터 면역항암제 관련 10억원의 기술료를 받고 20억원 규모의 지분을 투자했다.
또 기존에 파트너 관계에 있던 앱클론과도 면역항암 이중항체신약 공동연구개발을 위해 20억원 규모의 계약을 맺었다.
유한양행의 면역항암제 개발에 대한 투자는 지속적으로 이어져왔다. 2016년에는 소렌토 테라퓨틱스와 합작해 바이오벤처 이뮨온시아를 설립하고 면역항암제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이에 대한 성과로 이뮨온시아는 지난 2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면역항암제 'IMC-001'에 대한 임상 1상시험을 승인받았다.
IMC-001은 PDL-1이라는 단백질을 표적으로 하는 완전 인간 단일 클론 항체로 전임상시험(동물실험)에서 뛰어난 효능과 안전성을 보였다. 국내 기업이 개발한 '항PD-1·PDL-1' 계열 면역항암제로는 첫 승인이다.
업계 관계자는 "면역항암제는 글로벌 R&D 시장의 트렌드로 자리잡을 만큼 전세계적으로 임상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며 "국내서는 유한양행이 적극적인 투자를 진행하면서 국내 면역항암제 R&D 시장을 주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