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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오쇼핑과 CJ E&M의 통합법 CJ ENM 출범이 100일을 넘어섰다.
합병출범으로 콘텐츠와 플랫폼 역량이 뭉쳐 코스닥 시가총액 3위 기업으로 올라선 CJ ENM은 규모에 걸맞는 시너지 발휘를 위해서는 합친 여러 조직이 화학적 결합을 통해 진정한 하나의 기업으로 자리를 잡는 것이 중요하다는 분석이 안팎에서 나온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CJ ENM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콘텐츠에서 시작되는 미디어를 소비자의 커머스 영역까지 연결할 수 있는 기업이다.
기존 미디어, 커머스 사업의 안정적인 이익 창출 능력을 기반으로 향후 사업 간의 시너지가 가시화됨에 따라 가파른 실적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최대주주는 CJ(주)로 41.9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가운데, 가치투자자를 중시하는 기관인 신영자산운용이 6.42%, 국민연금이 5.42%를 보유해 안정적으로 믿고 투자할 수 있는 기업으로 꼽힌다.
CJ ENM은 합병출범 직후인 7월 13일 장중 52주 최고가인 29만4900원을 경신하는 등 순조롭게 출발했다.
CJ오쇼핑과 CJ E&M이 하나로 뭉쳐 콘텐츠와 플랫폼 역량이 결합해 덩치를 키우며 시너지를 발휘할 것이란 기대감 때문으로 합병상장 후 코스닥시장 시가총액 2위로 화려하게 이름을 올렸다.
다만 최근 증시급락과 단기급등에 따른 차익매물 출회가 맞물려 현재는 고점(7월 13일 29만4900원) 대비 20% 가량 하락한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고, 시총 순위 역시 한단계 내려 앉은 상태다.
25일 종가는 23만3000원이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코스닥에서 가장 안정적인 종목 중 하나로 꼽히는 만큼 투자적인 측면에서 코스닥 지수의 흐름에 맞춰 매수와 매도전략을 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냈다.
CJ ENM은 M&A를 통해 성장해왔고 향후 전략 역시 사업부문별 인수합병 및 합작을 통한 성장이다.
최근 유럽 멀티커머스업체 스튜디오 모데르나 인수가 좌초됐지만 여전히 글로벌 성장 전략 위해 국내는 물론 해외 주요 기업에 대한 M&A를 검토 중이다.
스튜디오 모네르나 인수 무산이 주가에 악재로 작용했지만 일각에서는 그만큼 현금 보유 여력이 생겨 추가적인 M&A를 진행할 수 있게 됐다고 분석한다.
음악 사업 부문에서도 플레디스 엔터테인먼트 인수와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와의 합작사 설립을 추진 중이고, 지니뮤직과 CJ디지털뮤직이 합쳤다.
지속적 M&A로 지출이 많았지만 재무안정성은 여전히 양호하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2분기말 기준 CJ ENM의 총차입금은 1조7954억원으로 부채비율은 위험수위로 여겨지는 200%를 하회하는 130%이다.
공격적인 인수는 물론 자회사 지분매각에도 속도를 내며 현금확보 작업도 부지런히 진행 중이다.
자회사 스튜디오드래곤 지분 20% 가량를 인수할 후보를 찾고 있고, CJ헬로 역시 매각을 재추진 중이다.
시장에서는 스튜디오드래곤 지분 매각을 통해 5000억원, CJ헬로 매각을 통해 9000억원~1조원 가량의 현금을 쥐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인수합병과 매각을 통해 CJ ENM은 미디어 커머스시장의 공룡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다만 지속적인 M&A 과정에서 조직의 화학적 결합이 과제로 꼽힌다.
최근 CJ ENM은 임직원을 대상으로 내부 감사를 진행했다.
회사 특성상 판관비가 높은 만큼 임직원들의 부정한 금전거래활동을 엄격히 제한하기 위한 취지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피인수기업 출신들의 임직원들을 찍어내기 위한 감사라는 불만이 내부에서 제기되기도 했다.
회사 관계자는 "CJ그룹 공채 출신 외에 2009년 CJ그룹에 인수된 온미디어 출신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집중적인 감사를 진행했다"며 "정기 임원인사를 눈앞에 둔 시점에서 진행됐던 만큼 CJ그룹 비(非)공채출신들의 우려와 불안감이 높았다"고 말했다.
재계 관계자는 "M&A를 통해 덩치를 키운 기업들이 외형과 내실을 동시에 갖추기 위해서는 조직문화의 화합이 관건"이라며 "CJ ENM 역시 활발한 M&A를 진행 중인 만큼 조직의 화학적 결합에 관심을 기울일 시기가 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