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분식회계’ 논란 장기화 조짐…당분간 이어질 듯연 12% 성장하는 의약품 위탁개발 사업 진출은 고무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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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논란이 좀처럼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장기화되고 있다. 투자자들의 시선은 금융위원회 증권선물관리위원회(증선위)의 결정이 주가에 어떻게 작용할 것인지에 맞춰져 있다.

    1일 당국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증선위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고의적 회계조작 여부를 심사하기 위해 오전부터 마라톤 회의를 진행했지만 결국 결론을 내지 못하고 오는 14일 회의로 결정을 미뤘다.

    이날 회의에는 김태한 삼성바이오 대표와 회계법인, 금융감독원의 3자가 모여 ‘대심제’ 형식으로 의견을 주고받았지만 입장 차를 줄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증선위가 열린 이날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가는 2.64% 하락했다. 시장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불확실성에 부정적으로 반응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전히 삼성바이오 주가의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지난 4월부터 반년 넘게 이어져 온 회계부정 이슈는 이미 주가에 충분히 반영돼 추가적인 하락은 한정적일 것이라는 전망과, 회계부정 외에도 대내적인 이슈로 인해 하락 요인이 있다는 신중론이 함께 나온다.

    아직 공식적인 결론은 나지 않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삼성바이오의 고의적 회계분식이 인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시장 파급력을 고려해 제재 수위는 적당한 수위에 그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 제약시장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가지고 있는 위치를 고려할 때 당국도 처벌 이후 시장에 미칠 타격에 대한 책임을 지고 싶지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악재가 ‘매수 타이밍’일 수도 있다”고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회계부정 이슈 외 회사 내부적으로는 희비가 엇갈린다. 글로벌 제약사와의 신약개발이 중단됐다는 악재가 발생했지만 신규사업 진출로 수익 다각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지난 3분기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매출 1011억원, 영업이익 105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21%, -49% 각각 하락했으나 시장 컨센서스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이는 인건비와 수수료 증가 등에 따른 비용 지출이 늘어난 탓으로 분석된다.

    단, 올 4분기에는 미국 파트너사인 바이오젠이 콜옵션을 행사하면서 관계사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지분 매각 대금 4300억원, 글로벌 제약사 머크(Merck)와 맺었던 신약 ‘루수두나’의 상업화 계약 해지에 따른 보상금 1755억원을 수령함으로써 실적에도 일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앞서 머크는 2014년 삼성바이오와 계약을 맺고 당뇨치료제 바이오시밀러 루수두나의 개발비용을 분담했다. 그러나 머크는 시장 환경 등을 이유로 개발 및 상업화를 전면 중단했다. 이에 대한 삼성바이오 측에 보상금을 제시한 것이다.

    삼성바이오는 당분간 위탁생산(CMO)과 위탁개발(CDO) 생산으로 새로운 먹거리 창출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삼성바이오가 발표한 CDO 사업은 고객사의 의뢰를 받아 신약의 세포주 개발부터 생산공정, 분석법을 개발하고 비임상 및 임상1상 물질생산 등 신약개발 일련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CDO시장은 오는 2022년까지 연평균 12% 성장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삼성바이오는 현재 2공장에 전용 생산시설을 확보하고 있으며 향후에도 증축에 나설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서미화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올해 실적 감소의 원인이었던 1공장 제품 다변화가 공장가동률 재상승으로 매출에 기여하며 4분기는 연내 최대 실적 달성이 예상된다”면서도 “증선위 회계 이슈가 끝나지 않아 당분간은 주가 변동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