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SR 시행 전 받자“… 10월 시중은행 신용대출 2조 증가

총부채원리금상황비율(DSR)규제를 앞두고 주요 시중은행 신용대출이 한 달 새 2조원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은행의 10월 개인신용대출 잔액이 전월대비 2조1172억원 늘어난 101조 2277억원으로 집계됐다.

개인신용대출규모가 전월대비 2조원 이상 증가한 것은 근래 드문 일이다. 올해 증가액이 가장 큰 시기는 5월로 1조2969억원을 기록했다.

10월 신용대출이 급증한 것은 9·13 부동산 안정화 대책과 DSR관리지표 도입방안이 맞물린 결과로 은행권은 풀이했다. 9·13대책으로 주택담보대출이 막혀 신용대출 수요가 늘어난 상황에서 DSR관리지표화로 신용대출마저 막힐 가능성이 높아지자 일단 신용대출을 받아보자는 심리가 커졌다는 것.

기존 신용대출은 비교적 자유롭게 받을 수 있었으나 지난달 31일부터 DSR 규제 대상에 포함돼 기존 대출이 많은 차주는 고DSR(DSR 70% 초과)로 분류돼 대출을 받지 못할 수 있다.

추석 연휴 기저효과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추석 연휴 전후로 상여급과 성과급이 대규모로 풀려 추석 연휴가 있는 달에 통상 신용 대출이 많이 상환된다. 올 추석 연휴가 있던 9월 신용대출 증가액은 3104억원으로 전월 증가액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시중은행 가계대출은 신용대출 증가세에 힘입어 지난달 4조9699억원 늘었다. 가계 대출이 전월대비 5조원 늘어난 것은 이례적이다.

주택담보대출은 전월대비 2조126억원 증가했다. 8월 2조8770억원, 9월 2조6277억원에서 증가액이 둔화하고 있다. 이중 집단대출 증가세가 완화한 점이 눈에 띈다. 집단대출 10월 증가액은 7814억원으로 전월 증가액 1조5327억원의 절반 수준이었다.

향후에도 9·13대책과 DSR관리지표화 시너지효과로 주택담보대출 증가세 둔화는 지속될 전망이다.

특히 금융당국이 고DSR 대출을 전체 가계대출 15% 이내로 관리하도록 주문해 시중은행들은 고DSR 대출을 줄여야 하는 상황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DSR이 높은 대출은 앞으로 내줄 수가 없어 가계대출 증가세 둔화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