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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증권의 유상증자가 시장 우려와 달리 성공적인 자금조달을 통해 불확실성을 해소했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K증권은 지난 3~4일 이틀간 주주를 대상으로 주당 564원의 보통주 유상증자를 실시한 결과 전체 발행 예정 신주 1억1611만주의 99.2%인 1억1514만5248주 청약을 접수했다.
지난 7월 대주주가 SK(주)에서 사모펀드(PEF)인 J&W파트너스로 변경된 이후 첫 유상증자로 시장에서는 이번 유증이 대주주 불확실성으로 청약이 미달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지만 실권된 일반공모 청약 규모는 6억원 가량에 불과했다.
다만 신주 발행가액이 낮아지면서 구주주 대상 조달 금액은 당초 계획인 800억원보다 줄어든 650억원선이 됐다.
최근 증권주 주가가 일제히 급감하면서 지난달 29일 확정된 신주발행가액은 564원으로 예정 발행가액인 689원(액면가 500원)을 크게 밑돌았기 때문이다.
SK증권 주가 역시 유상증자가 결정된 10월 12일 897원에서 지난 7일에는 667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반면 불확실성 해소 차원에서는 이번 자금조달이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SK증권은 이번 유상증자로 조달한 655억원 가량의 자금은 순자본비율을 높이고 기업어음(CP)과 전자단기사채 등 단기차입금 상환 등 재무개선에 활용된다.
남은 자금은 영업현금으로 보유할 예정이다.
자기자본 역시 증가하게 된다.
3분기말 현재 SK증권의 자기자본(별도 기준)은 4381억원으로 증자 완료 시 5000억원을 넘어서게 된다.
새 주인 J&W파트너스의 지배력 강화에도 힘이 실린다.
SK그룹 밖으로 나오면서 신용등급이 떨어진 SK증권은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확충된 자본을 발판으로 사업 기반 확대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업계는 몸집을 키운 이후 주력 분야인 부채자본시장(DCM) 부문과 자기자본투자(PI)를 더욱 강화해 회사의 가치를 끌어올릴 것으로 보고있다.
실제 회사 내부적으로 SK그룹의 물량을 기반으로 회사채 시장을 선도했던 과거 기조에서 탈피해 전문성을 갖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사모펀드로 주인이 바뀐 만큼 그동안 실적을 이끌었던 SK그룹의 물량을 대체할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야 한다"며 "기업가치 역시 극대화해야 한다는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SK증권은 현재 친환경 금융을 포함한 대체투자 등 신사업 영역 발굴에 힘을 쏟고 있다.
지난 5월 산업은행이 발행한 3000억원 규모의 그린본드를 인수했고, 6월에는 해외 탄소배출권 사업에 진출한다고 선언한 이후 이달 초 중부발전·에코아이와 해외 탄소배출권 공동개발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남은 과제는 가시적인 실적개선이다.
SK증권은 올해 3분기 적자를 기록했고, 누적 당기순이익은 1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26억원에 비해 절반 이상 실적이 하락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유상증자 성공으로 대주주 변경에 따른 대외신인도 하락 리스크를 일부 해소했다"면서도 "신사업 진출과 특화 전략에 따른 실적개선 과제가 남아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