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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부동산 결산] 문 정부 칼날 '9.13' 통했다… 문제는 '양극화'

2006년 이후 역대 월간 최고상승률 '미친 집값''로또 청약'에 서울 쏠림… 기반산업 흔들리는 지방은 '우울'

입력 2018-12-27 14:15 | 수정 2018-12-27 14:58

▲ 2018년 월별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 및 매매거래량. ⓒ부동산114

2018년은 강도 높은 부동산 정책이 쏟아지면서 '부동산의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부활을 비롯해 양도소득세 중과제, 보유세 개편, 역대급 규제로 평가 받는 9‧13대책까지 정부가 부동산을 잡기 위해 총력전을 펼친 한 해다.

그러나 급등의 진원지인 서울의 집값은 쉽게 안정되지 않았다. 규제책이 나오면 잠잠하다가 규제의 빈틈을 찾아 다시 가격이 오르기를 반복한 것이다. 집값을 두고 정부와 시장의 팽팽한 힘겨루기가 그 어느 때보다 거셌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27일 한국감정원 주간아파트가격동향을 보면 올 들어 12월 둘째 주까지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92% 상승했다.

특히 9월 실거래가는 한달간 5.73% 올라 2006년 이후 역대 월간 최고상승률을 기록했다. '미친 집값'이라는 신조어가 탄생할 정도로 사상 초유의 급등세였다.

실제로 최근 직방이 국토교통부의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를 분석한 결과 실거래가 상위 10곳 모두 서울 지역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고 거래가는 용산구 한남동 '한남 더힐' 전용 244㎡로, 11월 81억원에 거래됐다. 뿐만 아니라 이 단지는 10곳 중 9곳이 거래됐다. 강남구 청담동 '상지카일룸' 전용 245㎡가 6월 64억원에 거래되면서 9위에 랭크됐다.

하지만 정부가 9·13대책으로 수요 억제에 나서고 수도권 개발계획이 발표된 데다 올 연말 새 아파트 입주물량까지 늘면서 서울 집값은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상승세를 마감했다.

지방 거주민들에게 이 같은 수도권 집값 열풍은 '남의 일'이었다.

경상권과 충청권 아파트시장은 침체된 모습이다. 이들 지역의 아파트값은 2016년 이후 3년 연속 하락세가 이어졌다.

올해 울산 아파트값은 같은 기간 11.2% 떨어졌고, 경남도 10.0% 내려 한파를 겪고 있다. △경북 -6.88% △충북 -6.85% △강원 -5.19% 등도 하락세가 가팔라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했다.

경남의 경우 조선‧중공업 등 지역 기반사업 침체가 부동산시장까지 미치면서 거제시, 창원시 등을 중심으로 매매가가 떨어졌다. 그동안 경남에서 유일하게 올랐던 진주시도 하향 조정됐다.

경북도 과잉공급을 해소하지 못하면서 하락했다. 울산과 부산도 부동산 규제와 분양 및 입주물량 증가로 하락했다. 제주 역시 미분양 증가와 관광업 침체 영향으로 매매가가 내렸다.

나아가 일부 지역의 경우 집값이 2년 전 전셋값 밑으로 떨어지고 거래마저 끊기면서 세입자들이 집주인으로부터 전세금을 제 때 돌려받지 못해 피해를 겪고 있으며 관련 임대차 분쟁도 증가하고 있다.

반면 이 같은 지방 주택시장 침체에도 ▲광주 4.23% ▲대구 3.23% ▲대전 2.55% 등 일부 5대 광역시는 상승세를 이어갔다. 지역별 차별화가 나타나는 초양극화 현상이 전국적으로 나타난 셈이다.

광주는 남구 봉선동, 서구 치평동 등 학군이 좋은 지역에 투자수요가 몰리면서 집값이 올랐으며 대구의 경우 신규 아파트 공급이 줄고 학군과 거주여건이 좋은 수성구와 재건축·재개발 사업이 활발한 중구가 가격 상승을 이끌었다.

특히 대구의 경우 청약시장에서도 연이어 흥행에 성공을 거뒀다. 올해 청약경쟁률 상위 10개 아파트 중 346대 1로 최고경쟁률을 기록한 'e편한세상 남산(1월)'을 비롯해 △남산 롯데캐슬 센트럴 스카이 284대 1(8월) △복현 아이파크 280대 1(11월) △복현 자이 171대 1(4월) △대구역 한라 하우젠트 센텀 157대 1(8월) 등 5곳이 포함됐다.

대전도 서구와 유성구 등 주거환경이 좋고 세종시 접근성이 좋은 지역을 중심으로 강세를 보였다. 대전도 'e편한세상 둔산(274대 1, 1월)'과 '갑천 트리풀시티(263대 1, 7월)' 등이 경쟁률 TOP 10에 랭크됐다.

▲ 촘촘한 수요 억제 정책. ⓒ건설산업연구원

집주인과 수요자들도 시장 상황에 따라 지옥과 천당을 오갔다.

지난 8~9월 '비이성적 과열'이라는 시장의 평가가 나올 정도로 무주택자들을 애타게 만들었던 서울 집값은 최근 한 달여간 조정 국면을 지나고 있다. 그럼에도 집주인은 눈높이를 낮추지 않고 있어 여전히 높은 가격에 '매수실종'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부동산인포가 국토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11일 기준 서울에서 총 7만9433건의 아파트 거래가 이뤄졌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9만9900건에 비해 20.5% 줄어든 수준이다.

특히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 거래량은 1만4733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1.8% 감소했다. 같은 기간 비강남권이 13.3% 줄어든 것에 비해 감소 폭이 큰 것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팀장은 "고가주택이 많은 강남권은 대출규제로 주택구입자금 확보가 어려워지면서 거래가 눈에 띄게 줄었다"며 "매도자들은 매물을 거둬들이거나 규제에도 불구하고 호가를 낮추지 않았고, 가격이 더 떨어지길 기대하는 매수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서 거래가 줄었다"고 설명했다.

하반기 들어 9·13대책 등을 통해 정부가 강력한 대출규제로 시장 가수요를 옥죄면서 실수요자마저 대출 문턱이 높아지는 등 불똥이 튀었다. 9·13대책에는 종부세 인상에 그치지 않고 다주택자에 대한 주택담보대출 금지와 양도소득세 강화까지 담겼다. 대출규제로 소위 돈이 나올 곳을 막아버리는 등 현 정부에서 8·2대책 이후 두 번째 강도가 높다는 평을 들었다.

시장 상황이 여의치 않자 실수요자들은 전·월세집에 눌러 앉으면서 훗날을 도모하는 사람들도 늘었다.

국토부에 따르면 올 들어 11월까지 누계 전월세 거래량은 지난해보다 9.1% 증가한 168만건으로, 최근 5년간 최대 규모를 나타냈다.

▲ '위례 포레 자이' 견본주택 내. ⓒ연합뉴스

청약시장은 뜨거웠다. 수도권은 미친 집값과 분양가 통제가 맞물리면서 '로또 아파트' 붐이 일었다. 집값이 너무 오른데 따른 심리적 부담감이 커진데다 총체적상환능력비율(DSR) 등 대출규제 본격화, 금리인상 분위기가 더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지난 3월 강남구에 분양한 '디에이치 자이 개포'는 3만1000여명이, 6월 강동구에 공급된 '고덕 자이'는 1만5000여명의 1순위 청약자가 몰렸다. 9·13대책 발표 이후 곳곳에서 집값이 하락한다는 소식에도 '서초 래미안 리더스원'은 1순위 9671명이 몰리면서 평균 41.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특히 일부 서울 강남권 재건축·재개발 아파트 청약은 강력한 대출규제로 현금부자들이 독식하면서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했다.

다만 수도권과 5대 광역시 등 일부 지역으로 청약 쏠림 현상이 나타나면서 그 외 지역에서는 미분양이 점차 늘어나 향후 지방 분양시장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더욱이 악성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 가구 1만5711가구 중 지방 물량은 1만3146가구로, 60%를 넘게 차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박합수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사실상 분양가상한제로 분양가 자체가 낮아짐에 따라 당첨되면 몇억원의 분양차익이 생긴 결과"라며 "일반 매매시장에서는 가격이 너무 올라 구매력의 한계가 있는데 반해 분양은 저가 매력이 크게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부동산시장의 양극화 추세가 갈수록 확산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그동안 우리 부동산시장은 동질적이고 유사한 상품간 가격변동률도 유사한 '동조화' 장세였다면 올해는 이 같은 현상에서 벗어났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유사권역, 유사단지, 유사상품은 가격 흐름도 유사하게 가야하는데 수요자들의 선호가 다르고 공급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지면서 시장이 국지적인 차별화 현상을 나타내고 있다"며 "내년에도 전반적으로 저상장 기조로 가면서 양극화가 지속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양지영 R&C연구소 소장도 "단기적으로는 내년 수도권 집값에 달렸지만, 장기적으로 봐도 양극화 현상은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인구가 줄고 수요자들이 만족할 수 있는 생활환경도 다변화되고 있다"며 "과거 시장이 시세차익의 시대였다면 앞으로는 거주여건이나 생활환경 위주의 시대가 열리면서 직주근접, 교통, 학교 등 삶의 만족도가 높은 지역으로 수요가 집중될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다.

권대중 명지대 교수(부동산학)는 "내년에는 하방압력이 강해지는 가운데에서도 수도권의 개발호재와 정부 토지보상금 등의 영향으로 토지시장이 급격하게 달아오를 수 있다"면서도 "반면 지방 시장은 하락을 지속하는 등 차별화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성재용 기자 jay1113@newdaily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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