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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철강업계가 신년인사회를 시작으로 올 한해 힘찬 도약을 다짐했다. 지난 10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행사에는 최정우 포스코 회장, 김용환 현대제철 부회장,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 이순형 세아그룹 회장 등 철강사 대표들이 총 출동했다.
올해 신년인사회는 예년과 다른 방식으로 진행돼 눈길을 끌었다. 행사장 내 자유로이 오가는 분위기에서 개개인이 정해진 자리에 착석하는 방식으로 바뀐 것.
이를 두고 참석자들 사이에서는 이러한 형식이 신년인사회 취지와 맞지 않다는 불만이 나왔다. 신년인사회는 한해를 시작하는 시점에 철강인들이 모여 자유로이 인사하자는 목적에서 마련됐다. 하지만 이번 같이 모두들 착석한 상태에서 서로 교류하기가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특히 올해는 최정우 포스코 회장, 김용환 현대제철 부회장의 공식 데뷔 무대란 점에서 아쉬움이 더해진다. 평소 CEO들을 만나기 어려운 참석자들은 신년인사회 등과 같은 행사를 통해 잠깐이라도 이들과 소통하길 바라기 때문이다.
이번 행사는 권오준 전 회장이 처음 신년인사회에 참석한 2015년과 뚜렷히 대비된다. 당시 권 회장은 행사장 내를 오가며 여러 철강인들과 새해 인사를 했다.
한 사람 한 사람 악수하며 덕담을 나누는 모습은 행사장 내 보는 이에게 흐뭇함을 안겨주기 충분했다. 매년 행사가 이렇게 진행됐단 점에서 예년 분위기를 기대하고 온 참석자에게는 이번 행사가 더욱 아쉬울 수 밖에 없다.
행사 중간 한 참석자가 "이게 무슨 신년인사회냐. 차라리 신년만찬회가 어울리겠다"고 말한 것도 이들이 이번 행사에 어떤 불만을 가지고 있는지 고스란히 드러나는 대목이다.
이번 행사를 주최한 한국철강협회는 지난해 6월 열린 철의 날 기념식부터 지정석 형태로 진행하고 있다. 철의 날은 쇳물이 처음 나온 날을 기념하는 뜻에서 만든 날이라 여러 동영상이나 의미있는 공연 등을 보여줄 수 있다.
하지만 신년인사회는 다르다. 이 행사는 공연이나 식사 위주가 아닌 새해 교류의 장이 되어야 한다는 걸 잊지 말아야 한다.
누구를 위해 이렇게 바꾸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하지만 이번 행사를 마련하기 전 업계 CEO 회의를 통해 아이디어가 나왔단 점에서, 적어도 참석자 개개인을 고려한 형식이 아니란 점은 분명하다.
신년인사회에 참석한 산업부 장관을 배려한 것인지, 아니면 국회의원을 위해 바꿨는지는도 정확치 않다. 무엇보다 이러한 형식이 내년에도 고집돼서는 안된다.
아직 돌아가긴 늦지 않았다. 적어도 신년인사회 만큼은 예년과 같은 형식으로 철강인들이 자연스럽게 교류하는 모습을 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