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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금융지주사가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다.
실적 향상 배경에는 은행권의 힘이 컸다. 대부분 대출이자로 이익을 늘리며 4대 은행 모두 2조원 이상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KB금융, 신한금융, 우리은행, 하나금융 등 4대 금융그룹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10조4850억원으로 전년에 견줘 7.2%(7059억원) 늘었다.
4대 금융그룹의 연간 실적이 10조원대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3조1567억원의 당기순익을 거둬들이며 KB금융에 빼앗겼던 1위 자리를 탈환했다. 신한금융은 2011년 이후 7년 만에 3조 클럽에 재진입했다.
금융지주의 주력 자회사인 4대 주요 시중은행의 연결 당기순이익은 전년보다 14.8% 늘어난 8조6153억원을 기록했다.
신한은행이 2조2790억원으로 최대 당기순이익을 달성했고, 이어 국민은행이 2조2243억원, KEB하나은행 2조928억원, 우리은행 2조192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4대 은행 모두 2조원 이상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사실상 초박빙인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특히 2017년까지 1조원대에 머물렀던 신한-우리은행이 33%대 신장을 보이며 지난해 은행권의 총성 없는 전쟁이 치열했던 것으로 보인다.
4대 은행 모두 실적 고공행진을 이어간 배경에는 예대금리차(대출금리-예금금리) 상승세에 따른 이자이익 증가 덕분이다.
한국은행의 예금은행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지난해말 잔액기준 총대출 금리는 3.71%, 총수신 금리는 1.40%로 예대금리차는 2.31%포인트다. 이는 2013년 2.53%포인트 이후 가장 큰 격차다.
은행별 이자이익을 보면 국민은행이 6조1007억원으로 최대 이자이익을 나타냈다. 우리은행 5조6510억원, 신한은행 5조5860억원, 하나은행 5조2972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2017년 대비 증가율은 신한은행이 11.9%로 가장 높았고, 하나은행 10.0%, 국민은행 9.6%, 우리은행 8.2% 순이다.
4대 은행의 지난해 이자이익 합계는 총 22조6349억원에 달한다. 2016년 18조6807억원, 2017년 20조5920억원에 이어 꾸준한 성장세다. 은행들이 손쉬운 '이자장사'에 치중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힘들어 보인다.
한편 올해 은행권의 성장 전망은 흐리다.
경기둔화에 따른 기업투자부진과 한계기업 등 대출 부실우려로 충당금 적립 비용이 발생할 가능성 때문이다. 특히 정부가 가계대출을 옥죄면서 이자이익 성장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당국은 대출금리 산정방식을 개선해 오는 7월부터 새 잔액기준 코픽스(COFIX)를 적용해 대출금리를 0.27%포인트 가량 낮출 방침이다. 새 코픽스 도입으로 대출자들의 이자부담이 최대 1조3000억원까지 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병윤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부의 각종 규제와 경기 둔화로 은행권은 이자이익 중심의 수익을 내기 어려운 한해가 될 것"이라며 "고령화에 대비한 신탁사업을 비롯해 디지털 사업, 기업금융 부문의 경쟁력 강화에 힘을 쏟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