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법·공정법과 선거법 빅딜?… 여의도發 날벼락 친다

다음달 임시국회에서 기업 규제법안이 한꺼번에 처리될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정부와 여당이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반기업 법안인 상법, 공정거래법 개정안 등에 속도를 내면서다.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4당은 경제민주화 관련법안을 선거법 등과 묶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처리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민주당은 야3당이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는 선거제도 개혁법을 내주고 문재인 정부의 핵심 입법사안으로 꼽히는 사법개혁과 반기업법안인 상법, 공정거래법 등을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경제계에서는 기업 경영권을 위축시킬 수 있는 이들 법안이  '빅딜' 형태로 거래될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5일 국회 등에 따르면 패스트트랙에 해당 입법을 올리는 시기는 늦어도 3월 초가 될 전망이다. 

국회법 85조의2는 각 상임위서 재적 위원 5분의 3이 찬성해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안건이 330일의 계류기간을 넘기면 본회의에 자동상정된다. 소관 상임위 논의와 법사위 논의를 건너 뛰는 셈이다. 

즉 3월 초에는 패스트트랙에 올라야 20대 국회의 막바지 단계인 내년 2월 본회의 때 처리가 가능해진다. 패스트트랙에 공조 중인 여야4당은 본회의 표결로 들어가면 법안 통과는 해볼만 하다는 입장이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19일 "여야4당이 패스트트랙으로 가야하는데 동의했다"면서 "이제 거의 한계점에 온 것 같다. 한국당 때문에 (법안 통과를) 안할 수 없다"고 했다. 

민주당은 오는 6월까지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처리하기로 공언한 상태다. 자유한국당은 여야의 패스트트랙 추진 움직임에 "여야 합의 전통을 깨는 일"이라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경제계에서는 여야 간 주고받기식 '거래'로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갈리는 경제 관련 법안이 일괄 처리될 가능성을 가장 크게 우려하고 있다. 

패스트트랙 과정에에서는 소관 상임위 논의가 생략될 수 있기 때문에 정부여당의 주장이 고스란히 법안에 반영될 공산이 커진 탓이다. 

정부 내에서는 법안 개정을 앞두고 재계와 접점을 마련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기업 현장의 우려감은 그대로다. 

경제계에서는 상법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기업활동은 더욱 위축될 것이라고 우려한다. 

상법개정안은 △집중투표제 의무화 △감사위원 분리선출 △다중대표소송제 등이 담겨있다. 

경제계에서는 이러한 개정안 통과때는 경영권이 흔들릴 수 있다며 차등의결권을 요구했으나 정부는 벤처기업에만 도입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집중투표제 의무화가 도입될 경우, 투기자본이 원하는 이사를 선임해 경영정보를 유출하거나 단기차익을 실현해 해외로 자본유출이 가능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또 대주주 의결권을 3%로 제한하는 감사위원 분리선출의 경우도 기업경영권 약화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2004년 소버린펀드가 SK주식을 '지분 쪼개기'를 통해 의결권을 행사한 사례가 있다. 

공정거래법 개정안 역시 일감몰아주기 규제 확대 및 기업 공익법인의 의결권 제한 등을 담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패스트트랙의 실현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지난 20대 국회서 패스트트랙으로 처리된 법안이 1건에 그친 만큼 사실상 국회의 법안 협상 압박용 성격이 더 짙다는 분석도 뒤따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