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위기설 스킨푸트 매각 본격화아모레퍼시픽·에이블씨엔씨 등 실적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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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뷰티' 열풍을 일으켰던 화장품 브랜드숍에 이상 기류가 흐르고 있다. 국내 화장품 시장 경쟁 심화 등으로 잇따라 적자를 내며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특히 1세대 화장품 대표 브랜드숍으로 불리는 스킨푸드까지 매각에 나서면서 업계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스킨푸드와 매각주관사인 EY한영회계법인은 25일 매각공고를 내고 스킨푸드와 아이피어리스의 공개 경쟁입찰을 개시했다.
이번 공개입찰은 제3자 배정방식 유상증자 및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해 외부자본을 유치하는 구조다.
다음달 14일까지 인수의향서를 접수하고 18일부터 4월5일까지 예비실사, 인수제안서 접수 및 심사 등을 거쳐 4월 말에서 5월초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스킨푸드는 2004년 설립된 화장품 브랜드다. 모기업 아이피어리스가 60여 년간 축적한 화장품 제조기술과 노하우를 토대로 제품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2017년 말 제품 공급과 유동성에 문제가 생기면서 경영에 어려움을 겪었고 지난해 10월부터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갔다. 2017년 말 기준 유동부채가 유동자산을 약 169억원 초과했고 부채비율은 781%에 이르렀다.
이 때문에 스킨푸드는 경영난으로 수년간 누적돼 최근 물품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대형마트나 면세점에서 빠지는가 하면 온라인몰과 매장에서 판매 중인 대부분 제품이 품절되기도 했다.
스킨푸드 관계자는 "제3자 관리인 취임 직후 곧바로 매각주관사 선정 및 공개매각을 추진하게 됐다"며 "스킨푸드가 충분한 브랜드 가치를 지닌 만큼 빠르게 사업을 정상화하고 수익구조를 개선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킨푸드의 매각뿐 아니라 로드숍 브랜드 실적이 줄줄이 하락세를 기록했다. 중국인 관광객에게 집중하다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와 경쟁 포화 지나친 마케팅 경쟁으로 수익이 악화됐다는 분석이다.
더욱이 화장품 소비 트렌드가 브랜드숍이 아닌 올리브영·랄라블라 등 H&B 스토어로 이동한 것도 한몫한다. 최근 드럭스토어가 새로운 유통망으로 주목받으면서 화장품 브랜드숍 시장에 막강한 경쟁자로 떠오른 상태다.
아모레퍼시픽의 로드숍 브랜드 이니스프리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5989억원, 809억원으로 전년보다 각각 7%, 25% 감소했다. 같은 기간 에뛰드의 매출은 2183억원으로 16% 감소했고 영업손실 262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미샤를 운영하는 에이블씨엔씨는 지난해 영업손실이 189억5000만원으로 전년 대비 적자전환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3455억2200만원으로 7.44% 감소했다.
잇츠스킨을 운영하는 잇츠한불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연결 기준 208억원으로 전년보다 54.1% 감소했다. 매출은 2154억원으로 12.3% 줄었다. 같은 기간 토니모리는 50억9000만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매출은 전년보다 12.% 감소한 1810억원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화장품 시장을 이끌어왔던 브랜드숍들의 계속해서 새로운 것을 요구하는 소비자들과 빠르게 움직이는 트렌드에 신속하게 대응하지 못했다"면서 "히트상품이나 새로운 성장동력이 없다면 실적 하락은 물론 최악의 경우 매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