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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재정 르노삼성 노동조합 수석부위원장이 진통을 겪고 있는 2018년 임단협을 놓고 기본급 인상 없이는 절대 물러설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지난 3년간 영업이익에 대해 회사는 보상을 할 필요가 있다며, 노동자에 대한 처우 개선을 호소했다. 시뇨라 사장이 제시한 3월 8일 데드라인은 별로 개의치 않으면서 3월말까지 투쟁을 이어갈 것이라 강조했다.
지난 27일 부산 강서구 신호동 르노삼성 신호지점에서 만난 주재정 부위원장은 "기본급 동결은 없다"며 "노동강도가 심한 노동자들에게 보상하는 차원에서 기본급은 올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보상해 주지 않으면 타결은 의미가 없다"며 "사측에서 데드라인을 내달 8일로 제시했지만 우리는 3월말까지 투쟁을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르노삼성 노조는 지난 2015~2017년 회사가 흑자를 냈음에도 적절한 보상을 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수익 전부는 르노 측에게 돌아갔다며 과도한 업무에 시달리는 근로자들의 처우 개선을 요구했다.
주 부위원장은 "회사가 어려우면 동결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최근 실적을 보면 회사는 매년 30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르노는 매년 3000억원씩 배당을 가져가고 있는데 이게 위기라고 할 수 있냐"며 "이익의 10분의 1만 나눠준다해도 노조는 얼마든지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 배당금을 가져가면서 최저시급의 정해진 시급만 주려하니 힘겨운 투쟁을 이어갈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르노삼성의 지난 2015~2017년 평균 영업이익은 381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2011년 5746명에 달했던 근로자는 2017년 기준 4254명까지 쪼그라들었다. 그럼에도 2017년 매출은 6조7095억을 기록하는 등 2000년 이후 최대 실적을 나타냈다.
주 부위원장은 "실적 자료를 보면 인원이 줄었는데도 매출은 늘고 있다. 즉, 현재 근무하고 있는 노동자들이 과한 업무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이라며 "르노 측은 임단협을 마무리하지 않으면 신차를 배정할 수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이런 상황이 매년 반복되다 보니 르노에 대한 신뢰를 잃었다"고 강조했다.
주재정 부위원장은 지난 22일 부산공장을 찾은 로스 모저스 르노그룹 부회장과 나눈 얘기도 들려줬다. 노조가 파업을 지속하게 된 배경에 모저스 부회장의 메시지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주 부위원장은 "모저스 부회장이 방문한다길래 미팅을 요구했지만 부회장은 만날 의지가 없어 보였다. 그런데 돌연듯 노조를 만나고 싶다며 사무실을 찾아와 미팅을 진행하게 됐다"며 "양측 교섭대표와 본부장, 임원들이 배석한 가운데 미팅이 진행됐다. 우리는 요구조건과 현안과제 등을 서면으로 보냈는데, 제대로 보지도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모저스 부회장 본인은 협상하러 온게 아니라 메시지를 전해주러 왔다며 도움을 주러 온 것이지 협상하러 온게 아니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며 "임단협 타결이 순탄치 않을 경우 발생할 사태에 대해 계속 얘기했다. 결국 이것이 파업을 계속하게 만드는 명분이 됐다"고 덧붙였다.
향후 계획에 대해서는 어떻게든 기본급 인상을 이끌어낼 것이라는 의지를 나타냈다. 주 부위원장은 "기본급 동결로는 잠정합의안을 만들수 없다"며 "이런 합의안은 투표를 진행하더라도 부결날게 뻔하다. 사측이 전향된 추가안을 제시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사측에서는 계속해서 신차배정을 얘기하고 있다. 진짜 물량을 안줄 수 있는지 한번 끝까지 가보자"며 "28일 오전 11시 부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한다. 이때 그동안 벌어진 일에 대해 모두 밝힐 예정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시뇨라 사장은 지난 26일 부산공장에서 노조 집행부 등과 만나 신차 배정 및 후속 물량 확보 등 경영 일정상 노사협상을 다음 달 8일까지는 마무리해야 한다고 마지노선을 언급했다.
하지만 노조는 회사 측 제안에 대해 수용 여부를 밝히지 않은 채 27일과 28일 주간과 야간에 각각 4시간씩 부분파업에 들어갔다. 이를 포함하면 노조는 지난해 임단협 불발 이후 총 42차례 160시간 부분파업을 벌였다.
이에 시뇨라 대표는 “생산 물량 확보와 영업 판매를 통해 지속적인 경영을 하는 것이 경영자로서 가장 중요한 목표이며, 노조도 같은 생각이기를 바란다”고 호소했지만, 노조는 파업을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