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정기 주주총회서 집단행동 예고노조 "주총 위임장 확보, 건설적 대화 시도할 것"임직원 대상 대규모 스톡옵션 지급 등 협상 낙관론도
  • 국내 IT업계가 본격적인 정기 주주총회 시즌에 돌입하면서 오는 22일로 예정된 네이버 주총 결과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노사 갈등이 장기간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네이버 노조가 주총에 참석, 집단행동에 나설 것을 예고하면서 갈등을 봉합할 '대화의 장'으로 작용할 지 주목되고 있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네이버 노조는 최근 진행된 2차 쟁의행위를 통해 20일과 22일 각각 ICT 기업과의 연대집회 개최 및 정기 주총 참석을 예고한 상태다. 

    당시 오세윤 네이버 노조 지회장은 "회사 경영진은 권한없는 사람을 방패막이로 내세우며 소통을 거부하고 있다"며 "위임장을 받아 주총에 참석해 오너리스크를 최소화하는 것이 주주들에게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릴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 4월 출범을 알린 네이버 노조는 현재까지 사측과 이렇다할 접점을 찾지 못한 채 첨예한 대립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노조 황무지'로 거론되던 IT업계에 처음으로 노조 깃발을 꽂은 만큼 긍정적인 협상 결과에 대한 업계 기대감이 높지만, 잇따른 교섭 결렬로 갈등의 골은 깊어지는 분위기다.

    실제로 지난해 12월까지 진행된 15차례의 단체교섭을 비롯해 고용노동부 중앙노동위원회 조정절차에서도 합의점 도출에 실패함에 따라, 노조 측은 지난달 20일 본사 로비에서 첫 쟁의활동을, 이달 6일에는 2차 쟁의활동을 실시했다.

    노조는 사측과 ▲평가기준 및 인센티브 지급 근거 공개 ▲리프레시 제도 개선 ▲출산·육아휴직 제도 보완 등 요구사항을 앞세워 사측과 협상 중이며, 최근에는 '협정근로자' 지정 여부를 두고 팽팽히 맞서고 있어 협상에도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협정근로자는 '쟁의행위에 참가할 수 없는 근로자'로 사측이 안정적인 서비스 유지를 위한 필수 조건으로 협정근로자 지정을 내세우고 있는 반면, 네이버 노조를 비롯한 민주노총 화학섬유식품산업노조 산하의 ICT업계 노조들은 이 같은 주장에 강하게 맞서고 있는 실정이다.

    네이버 노조의 주총 참석에 따라 당초 노조 측이 예고한 집단행동의 규모와 질의 내용 등에 대한 업계 관심도 높다. 앞서 노조는 주식을 보유한 노조원들에게 위임장을 요청했으며 피켓팅, 유인물 등을 통해서도 주주들에게 노조의 입장을 전달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다만 노조원들의 참석 규모와 현장에서의 질의 내용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네이버 노조 관계자는 "노조원들로부터 주총 위임장을 확보했기 때문에 과격한 행동이 아닌 최대한 건설적인 방향으로 대화를 시도할 것"이라면서도 "주총 이전에 참석 인원과 질의 내용 공개는 어렵다"고 말했다.

    회사 측은 주총에서의 노조 발언권과 관련해선 주주로서의 자격을 갖추기만 한다면 문제가 없으며, 참석 인원에 대해서도 별도의 제한을 두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네이버가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대규모 스톡옵션 지급을 결정하는 등 회사 내 인력 문제에 대해 상당히 신경을 쓰는 모습"이라며 "이번 주총에서 주주들을 상대로 한 노조 측의 적극적인 의견 개진이 향후 협상 과정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