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텍대, 정원 200명 영천 로봇캠퍼스 추진인근지역 전문대 유사학과 이미 운영중
  • ▲ 정원 증원, 유사학과 운영 등을 이유로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가 한국폴리텍대학 로봇캠퍼스 설립을 반대하고 있지만 폴리텍대 측은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뉴시스
    ▲ 정원 증원, 유사학과 운영 등을 이유로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가 한국폴리텍대학 로봇캠퍼스 설립을 반대하고 있지만 폴리텍대 측은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뉴시스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가 고용노동부 산하 국책특수대학인 한국폴리텍대학이 정원 증원을 통한 '로봇캠퍼스' 구축에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나섰다.

    정부가 대학들의 강제 정원 감축에 나선 상황에서 특정 교육기관에만 사실상 혜택을 부여하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다. 더욱이 신규 캠퍼스가 들어서는 지역 인근에는 이미 로봇 분야 전공을 운영하는 전문대들이 있어 불만을 사고 있다.

    1일 전문대교협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열린 협의회 이사회에서는 경북 영천에 들어설 폴리텍대 로봇캠퍼스에 대한 설립 인가 추진 반대 입장이 제기됐고, 로봇캠 신설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모아졌다.

    전문대교협은 폴리텍대 로봇캠퍼스 설립을 반대하는 이유로 정원 증원, 유사학과 운영 등 정부 정책과 어긋난 부분을 지적했다.

    폴리텍대는 서울, 경기, 대전, 광주, 부산 등 8개 캠퍼스(34개 대학)를 운영 중이며 로봇캠퍼스설립추진단은 올해 11월 로봇캠 개교를 안내하고 있다.

    추진단은 '로봇캠퍼스는 로봇기술분야에서 국내 최초 2년제 전문학위과정을 개설, 로봇제작 및 제조기업 맙춤교과를 프로젝트 및 과제 중심으로 운영할 예정이다'며 올해 진행되는 수시·정시모집을 통해 신입생 선발이 이뤄진다는 점을 강조했다.

    전문대교협은 폴리텍대 로봇캠퍼스 정원은 총 200명으로, 교육부가 입학정원 감축 기조를 유지하는 상황에서 증원되는 것 자체가 부당한 처사라고 지적하고 있다.

    대학알리미 '신입생 충원 현황'을 살펴보면, 전국 전문대 모집인원(정원 외 포함)은 2016학년도 약 24만명(138개교)에서 2018학년도 23만여명(137개교)으로 1만명가량 줄었다. 반면 폴리텍대의 경우 2016학년도 9687명(26개 캠퍼스)에서, 2018학년도 27캠퍼스 9623명으로 사실상 큰 차이가 없었다.

    전문대교협은 학령인구 감소를 이유로 대학구조개혁 등 정원 감축이 이뤄지면서 증원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폴리텍대의 정원 늘리기는 부당한 처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로봇캠퍼스가 들어서는 지역 인근에는 3개교가 로봇 관련 전공을 운영, 학생 700여명이 재학 중이고 작년 4월 기획재정부가 전문대와 유사한 기능의 폴리텍대 학위 과정을 낮춰가겠다고 발표한 것을 감안하면 상충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전문대교협 관계자는 "전문대는 정원이 줄어드는 반면 폴리텍대는 거의 변동이 없다. 학령인구가 줄고 있어 각 대학은 구조조정을, 교육부는 정원을 감축하는 정책을 진행했다. 폴리텍대라고 정원을 늘리는 것은 정부 기조와 맞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가적으로 인력이 필요하다면 기존 대학들을 활용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폴리텍대 로봇캠은 공사가 진행 중이고, 압박을 하고 있는 것"이라며 "기재부도 폴리텍대와 전문대의 차별화로 학위 과정을 축소하겠다고 했다. 현재 추진되는 로봇캠에서는 비학위과정이 운영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문대교협이 반발하는 상황에서 폴리텍대는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폴리텍대 측은 "저희 쪽에서 공식적으로 입장 정리가 안됐다"며 답변을 회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