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자산 규모 '4조3760억원' 전년 대비 19.6% 급감… 4년 연속 감소2014년 '8조5928억' 대비 반토막… 전체 사업부 비중 '23.2%→9.9%' 축소
  • ▲ 지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소개된 LG전자의 'LG V50 ThinQ'. ⓒ연합뉴스
    ▲ 지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소개된 LG전자의 'LG V50 ThinQ'. ⓒ연합뉴스
    LG전자 MC사업본부의 규모가 매년 가파르게 축소되고 있다. 스마트폰의 글로벌시장 점유율 하락이 실적 악화로 이어지면서 인원 감축 등 구조조정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LG전자는 MC본부 직원을 타 부서로 재배치하는 등 경영효율화를 위한 사업구조 개선 작업을 진행 중이다. 문제는 치열한 글로벌 경쟁 속에서 생산설비 확대와 연구개발 등에 투입되는 투자비용까지 함께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전자 MC본부의 지난해 자산 규모는 4조3760억원으로, 전년 5조4420억원에 비해 19.6% 줄면서 최근 4년간 감소세를 지속했다. 2014년 8조5928억원과 비교하면 49.1% 감소했다. 전체 사업부에서 차지하는 자산 비중도 23.2%에서 9.9%로 줄었다.

    반면 이 기간 부채는 6조4668억원에서 5조9593억원으로, 5000억원 감소하는데 그쳤다. 전년과 비교하면 0.27% 증가했다. 순자산이 4조원가량 증발한 셈이다.

    이는 LG전자 스마트폰 경쟁력 악화에 따른 실적 부진 때문으로 풀이된다. LG전자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 발표자료를 기준으로 추정한 지난해 세계시장 점유율은 1.7%에 불과했다. 전년보다 0.8%p, 2014년에 비해 2.6%p 하락했다.

    점유율 하락은 곧 실적 악화로 이어졌다. MC 부문 매출은 2014년 15조574억원 이후 매년 감소세를 지속하다가 지난해 7조9800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영업이익은 2015년 적자전환 후 최근 4년간 총 2조8147억원의 적자를 누적했다. 스마트폰 생산량은 2014년 8217만대에서 지난해 3810만대로 반토막났다.

    LG전자 측은 "플랫폼과 모듈화 전략 기반의 재료비 및 간접비의 효율화로 사업구조가 개선됐지만, 스마트폰 매출 감소로 손익 개선 효과가 상쇄됐고 성수기 신모델 판매 확대 및 유통재고 건전화를 위한 프로모션 등 마케팅 비용 증가로 영업적자가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MC본부 직원의 감축도 불가피했다. MC본부 직원은 2013년 8047명 이후 지속 감소 중이다. 특히 2017년에 1783명, 지난해 993명 각각 줄었다. 5년새 절반가량인 4000명 이상의 직원이 감축된 것이다.

    다만 이 기간 전체 직원 수의 변동 폭이 그만큼 크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융복합사업개발부문 등 다른 부서로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까지 MC사업부를 이끌었던 황정환 LG전자 부사장도 융복합사업개발부문으로 유임됐다.

    권봉석 LG전자 MC 겸 HE사업본부장(사장)은 "제품과 기술 제작 플랫폼의 정례화로 이전보다 적은 인원으로 일을 할 수 있게 됐고, 이 같은 가능성이 확인되면서 일부 인력이 변경된 것은 사실"이라며 "앞으로는 원가구조 개선이나 생산전략과 재료비 혁신 등으로 사업개선에 나설 예정인 만큼 추가적인 인력 축소나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향후에도 흑자전환을 목표로 장기간에 걸친 체질개선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투자비용도 감소하고 있다는 점은 고민거리다. 지난해 MC 부문이 생산설비와 연구개발 등에 투입한 비용은 982억원에 그쳤다. 전년보다 18.8% 감소한 금액으로, 이 역시 4년째 지속 감소 중이다.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한 마케팅 비용도 부담스러운 상황에서 투자까지 늘릴 여력이 부족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고의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LG전자의 MC사업부는 원가 절감 속도보다 출하량 하락 속도가 더 빠르며 특히 전체 출하량의 과반 이상을 차지하는 북미 시장에서의 출하 부진은 여전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올 2분기부터 G8, V50 등 플래그십 출시 효과가 본격화되는데, 마케팅 비용 증가분을 커버할만큼 충분한 수요가 창출될 지가 중요하다"며 "그동안 플래그십 출하가 확대되는 시기에 오히려 적자가 확대되는 모습을 보여왔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