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모션 등 혁신 기술 찬사 이어 카메라 '세계 최고' 선정출시 1주일 지났지만 시장반응은 '아직'… "LG 보다 '삼성' 선호 뚜렷"
  • ▲ LG G8 ThinQ. ⓒLG전자
    ▲ LG G8 ThinQ. ⓒLG전자
    LG전자의 전략 프리미엄 스마트폰 'G8 씽큐(ThinQ)'가 혁신적인 기능과 디자인, 성능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여기에 100만원이 채 안되는 비교적 저렴한 출고가로 가격 경쟁력까지 갖췄다는 평가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아직 기대만큼의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는 모양새다. 업계 관계자 사이에서는 G8이 가격과 성능을 모두 잡았다며 '이번에도 잘 만들었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여전히 경쟁사에 비해 부족한 브랜드 인지도로 소비자의 환심을 사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부진을 이어가고 있는 MC사업 부문의 실적 반등을 위해서는 결국 브랜드 제고가 우선돼야 한다는 분석이다.

    ◆한 발 앞선 기술, 강화된 카메라… 제품 우수성 입증

    지난달 22일 LG전자는 이동통신 3사와 자급제 채널을 통해 G8을 국내에 출시했다. 국내 출고가는 89만7600원이며 색상은 카민레드, 뉴오로라블랙, 뉴모로칸블루 등 3종이다.

    G8은 전면부에 탑재된 'Z 카메라'를 활용해 디스플레이를 터치하지 않고 손짓만으로 앱 구동이 가능한 '에어모션'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Z 카메라는 ToF센서와 적외선 조명의 조합으로 사물의 거리와 깊이를 입체적으로 정밀하게 인식한다. 이를 통한 지문, 정맥, 얼굴 등 다양한 생체 인증으로 잠금 해제도 가능하다.

    미국 IT 매체 씨넷(Cnet)은 G8의 에어모션에 대해 "터치리스 제어의 미래를 보여줬다는 점에서 흥미롭다"고 언급했다.

    또 다른 특징은 상단에 위치한 스피커가 없는 대신 디스플레이 전체가 스피커로 활용되는 '크리스탈 사운드 올레드'가 적용된 것이다. 이는 스마트폰 자체가 울림통 역할을 하는 신기술로, 음악이나 동영상 재생 시 테이블이나 상자 위에 올려두면 더 크고 웅장한 사운드를 들을 수 있다. 이를 통해 전작들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던 붐박스 스피커의 기능도 극대화됐다는 평가다.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카메라 기능은 G8에서 더 강화됐다. G8은 전면에 표준, Z 카메라 등 2개, 후면에 표준, 망원, 초광각 등 3개 총 5개의 카메라를 장착했다. 카메라 모듈을 강화유리 안쪽으로 처리하는 언더글라스 방식을 적용해 후면 카메라의 돌출을 없앴다.

    Z 카메라는 인물과 배경만을 구분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인물과 카메라와의 거리를 ㎜ 단위로 나눠 정교하게 계산하고, 심도를 표현하기 위한 화면 흐림 정도를 256단계까지 조정할 수 있다. 표준 카메라는 화질을 결정하는 핵심부품인 이미지 센서가 1.22㎛로, 'LG V40 씽큐' 보다 약 10% 커져 더욱 깨끗하고 또렷한 사진을 구현한다.

    후면 3개 카메라를 통해서는 한 번에 다양한 화각의 사진 촬영이 가능하다. 야경 촬영 시에는 본래의 색에 가깝게 표현하는 성능과 또렷하게 담아내는 해상력이 크게 개선됐다. '나이트 모드'로 촬영시 빛의 번짐을 최소화 할 수 있다. 동영상 촬영 시 인물에만 초점을 맞출 수 있는 아웃포커스 기능도 적용됐다.

    G8은 세계 권위의 카메라 품질 평가기관 'VCX 포럼'으로부터 최근 출시된 글로벌 스마트폰 카메라 종합평가 결과 100점 만점에 77점을 획득하면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퀄컴 스냅드래곤 855와 3500mAh의 배터리를 장착하는 등 기본 스펙도 경쟁사 제품과 비교해 손색없지만, 출고가는 삼성전자의 '갤럭시S10(128GB)'과 비교해 약 16만원 저렴한 가성비를 보이고 있다. LG베스트샵 직원은 "타사 제품과 비교해 스펙이 비슷하거나 더 우수한 편"이라고 자신했다.
  • ▲ 신도림 테크노마트에 위치한 이동통신 매장들. ⓒ이성진 기자
    ▲ 신도림 테크노마트에 위치한 이동통신 매장들. ⓒ이성진 기자
    ◆가성비도 무릎 꿇은 '브랜드 파워'… "갤S10 100대 판매할 동안 G8 한 대"

    전문가들로부터 품질의 우수성을 인정받으며 가성비 '갑'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지만, 이 같은 호평이 실적으로 이어지고 있지는 못한 모습이다. 정작 관심을 가져야 할 소비자들은 G8에 대해 냉랭한 반응을 보이고 있어서다.

    실제로 G8이 출시된 지 1주일이 지났음에도 판매는커녕 상담 문의조차 없었다는 이동통신 판매점이나 양판점이 많았다. 롯데하이마트 직원은 "G8의 스펙이나 가격은 타 제품에 비해 우수한 수준이지만 대부분 갤S10에 관심을 보인다"며 "G8은 찾는 고객도 드물고, 굳이 먼저 권하지도 않고 있다"고 말했다.

    G8에 자신감을 내비쳤던 LG베스트샵 직원도 G8 판매량에 대한 질문에 "다른 매장 상황은 잘 모르겠지만 현 매장에서 판매한 G8 물량은 많지 않다"며 말을 아꼈다.

    G8의 시들한 인기는 이동통신 판매점의 성지로 불리는 신도림 테크노마트에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 하루에만 수십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하고 있지만 G8을 찾는 고객은 드물다는 것이다. 심지어 G8의 재고조차 구비해 놓지 않은 매장도 있었다.

    판매점 A 대표는 "최근 1주일간 갤S10만 100대 이상 팔았지만 G8은 딱 한 대 팔았다"며 "아마 여기 있는 매장 대부분이 비슷한 상황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이 G8의 수요 부진으로 꼽은 요인은 역시 '브랜드'였다. A 대표는 "스마트폰은 LG보다 삼성"이라며 "대부분이 삼성 브랜드를 선호하고, 그 다음이 아이폰"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LG 브랜드는 이들보다 가격이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단말기값은 통상 할부로 결제하는 경우가 많다"며 "심리적으로 받아들이는 금액 차이가 크지 않기 때문에 브랜드 가치가 높은 삼성 스마트폰의 수요가 높다"고 덧붙였다.

    B 대표 역시 "LG전자는 스마트폰을 더 좋게 만들어서 더 싸게 팔아야 그나마 경쟁력이 있다"며 "G8은 잘 만든 스마트폰이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박원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은 브랜드 가치 훼손으로 인한 수량 감소가 가파르다"며 "부진이 지속되는 만큼 시장 점유율 확대가 시급할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