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광고 도입 계획 전무… "콘텐츠 투자에 집중"훌루 D2C 광고 급성장, A&E, Viacom, NBC유니버설도 D2C 모델 구상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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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체인 넷플릭스(Netflix)와 훌루(Hulu)가 상반된 광고 전략을 펼치고 있다. 광고없이 콘텐츠만을 제공하는 넷플릭스와 D2C(Direct to Consumer, 직접거래) 광고 사업에 공을 들이는 훌루가 각각 어떠한 성과를 거둬들일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25일 외신과 업계에 다르면 훌루의 D2C 광고 사업부문이 전년 대비 85%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피터 네일러(Peter Naylor) 훌루 수석 부사장 겸 광고 판매 책임자는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되는 사업 모델을 가진 우리와 같은 디지털 브랜드는 매우 정교하다"며 "D2C 모델은 마케팅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캐스퍼(Casper)와 버로우(Burrow), 큅(Quip), 어웨이(Away)와 같은 트렌디한 브랜드들은 예산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광고를 집행하고 있다"며 "최근에는 이 브랜드들의 사업 규모가 커지면서 진화한 스토리텔링을 보여주기 위해 동영상 광고 시장에 주목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다양한 브랜드들이 동영상 광고로 눈을 돌리기 시작하면서 소비자에게 직접적으로 광고를 전달할 수 있는 D2C 모델이 부상하고 있다.
훌루와 같은 동영상 스트리밍 업체들은 구독자를 직접 유치하고 이들의 정보를 갖고 있기 때문에 D2C 모델에 있어 경쟁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
A&E네트웍스와 비아컴(Viacom), NBC유니버설 등 대형 방송사들도 자체 D2C 플레이어를 구상하고 있다.
지난해 말 NBC는 D2C 브랜드들이 TV 광고를 더 창의적으로 할 수 있도록 디지털 광고 에이전시인 자이언트 스푼(Giant Spoon)과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A&E는 페이스북과 구글 등이 광고주에게 제공하는 것과 비슷한 광고 성과 측정 보고서를 제공하는 새로운 광고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그러나 전통적인 방송사들이 훌루와 같은 온라인 기반 스트리밍 업체와 경쟁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네일러 훌루 수석 부사장은 "훌루는 광고에 있어 정교한 타깃팅이 가능하고 높은 수준의 성과 측정을 제공할 수 있다"며 "2년 전부터 훌루는 D2C 브랜드를 위한 자체 팀을 구성해 운영해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훌루 유료 구독자 수는 약 2500만명으로 전년 대비 50% 가량 늘었다. 올해 15억 달러(한화 약 1조7265억원)의 적자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
리드 헤이스팅스 CEO는 지난달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린 '랩스데이' 행사에서 "넷플릭스는 앞으로도 광고를 도입하지 않을 것"이라며 "뉴스, 스포츠 등 생중계 콘텐츠를 도입하는 대신 TV 드라마와 영화 등 자체 콘텐츠에 대한 투자를 늘려 갈 것"이라고 밝혔다.
넷플릭스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1억4000만명 가입자가 한 달에 평균 10달러를 지불하고 있다. 연간 140억 달러(한화 약 16조1140억원)의 이용료를 벌어들이는 넷플릭스는 올해 약 120억~140억 달러를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투자할 예정이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마케팅 비용으로 전년 대비 65% 늘린 23억7000만 달러(한화 약 2조7278억원)를 썼다. 올해 마케팅 비용은 이보다 22% 증가한 29억 달러(한화 약 3조3379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약 30억 달러(3조4530억원) 규모의 적자를 기록했다. 누적되는 적자에도 불구하고 최대 강점인 광고없는 정책을 지키면서 콘텐츠 투자를 지속해 OTT 시장에서의 경쟁 우위를 확고히 하겠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구독료 외에는 별다른 수익을 내기 어려운 만큼 넷플릭스의 '無 광고' 전략에 대한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최근 애플과 디즈니, AT&T 등 대형 기업들이 잇따라 동영상 스트리밍 시장 진출에 출사표를 내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는 점도 넷플릭스에겐 부담이다.
업계의 관계자는 "넷플릭스의 구독 서비스는 안정적인 반면 다른 강력한 수익 모델이 없다는 점이 한계로 꼽힌다"며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넷플릭스가 광고 정책을 바꾼다면 구독자들이 등을 돌릴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어 "훌루의 D2C 기반 광고 사업이 빠르게 성장하는 것은 주목할 만 하다"며 "다만 장기적 관점에서 넷플릭스와 훌루와 엇갈린 광고 정책이 OTT 사업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는 의견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