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스마트폰 생산 철수… 베트남 이전인건비 절감·아시아 신흥국 매출 확대 기대점유율 1%대… 낮은 브랜드 가치 제고 등 '숙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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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가 '만성 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MC 사업부의 원가 절감을 위해 국내 생산라인을 베트남으로 이전하기로 결정하면서 중장기적 실적 회복이 기대되고 있다. 다만 LG 스마트폰의 브랜드 이미지 제고는 여전히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25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오는 6월부터 경기 평택시 공장의 스마트폰 물량을 줄여 연내 가동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평택에서 생산하던 스마트폰 생산을 베트남 북부 하이퐁 공장이 맡는다.LG전자는 현재 평택, 베트남, 브라질, 중국 등에서 스마트폰을 생산하고 있다. 평택 공장은 LG전자 전체 스마트폰의 약 10∼20%를 담당하고 있으며 주로 G·V 시리즈 등 프리미엄 모델을 생산하고 있다.앞서 LG전자는 2005년 기존 DMC사업부를 디지털 디스플레이&미디어 사업본부에서 정보통신 사업본부로 이관하면서 서울 가산동 CDMA 생산공장과 청주의 GSM 생산공장 등 휴대폰 라인을 평택으로 이전해 대규모 생산기지를 구축한 바 있다. 생산운영이나 협력업체관리, 생산장비 운영 등을 집중하기 위함이었다.하지만 이동단말 시장이 스마트폰으로 재편되면서 LG전자의 경쟁력이 악화돼 위기를 맞이했다.실제 MC 부문 매출은 2014년 15조574억원 이후 매년 감소세를 지속하다가 지난해 7조9800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영업이익은 2015년 적자전환 후 최근 4년간 총 2조8147억원의 적자를 누적했다. 스마트폰 생산량은 2014년 8217만대에서 지난해 3810만대로 반토막났다.MC 부문의 지난해 자산 규모는 4조3760억원으로, 전년 5조4420억원에 비해 19.6% 줄면서 최근 4년간 감소세를 지속했다. 2014년 8조5928억원과 비교하면 49.1% 감소했다. 전체 사업부에서 차지하는 자산 비중도 23.2%에서 9.9%로 줄었다. 반면 이 기간 부채는 6조4668억원에서 5조9593억원으로, 5000억원 감소하는데 그쳤다. 전년과 비교하면 0.27% 증가했다. 순자산이 4조원가량 증발한 것이다.장기간 실적 부침을 겪다보니 투자도 위축됐다. 지난해 MC 부문이 생산설비와 연구개발 등에 투입한 비용은 982억원에 그쳤다. 전년보다 18.8% 감소한 금액으로, 4년째 지속 감소 중이다.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한 마케팅 비용도 부담스러운 상황에서 투자까지 늘릴 여력이 부족했던 것으로 해석된다.상황이 이렇다보니 국내 일자리 보존을 위해 평택 생산라인을 유지했던 LG전자는 결국 원가 절감을 위해 해외로 이전하는 방안을 택한 것이다. 앞서 권봉석 LG전자 MC 겸 HE사업본부장(사장)은 "원가구조 개선이나 생산전략과 재료비 혁신 등으로 사업개선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베트남은 2019년 최저임금 기준 월급이 418만동(약 20만6000원) 수준으로, MC사업의 수익성 회복에 큰 보탬이 될 전망이다. 정부 지원이나 세제 혜택 측면에서 베트남이 유리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베트남은 외국 기업이 첫 투자 시점 이후 4년간 법인세를 면제하는 등 해외 기업에 우호적인 정책을 펴고 있다.업계 관계자는 "생산시설을 동남아로 옮기는 것은 원가절감을 위한 인건비 절약은 물론 아시아 신흥국가에 대한 매출 확대도 노릴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LG전자 측은 앞서 "매출 증대를 통한 수익 구조 건전화 추진과 총원가 효율화 노력을 지속해 중장기 성장 모멘텀 확보 및 전년 대비 의미 있는 손익 개선 달성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여기에 5G 시대를 맞아 새로운 폼팩터 시장을 선점해 추가 매출 기회를 창출한다는 방침이다. LG전자는 자사 최초의 5G 스마트폰 'V50 씽큐'를 지난 19일 출시할 예정이었지만, 최근 5G 품질 논란이 불거지면서 연기된 바 있다. 정부와 이동통신사들이 5G 서비스의 품질 불안 해소를 위해 만전을 기하고 있는 만큼 이르면 내달부터 V50 공급이 이뤄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다만 LG전자 스마트폰의 낮은 브랜드 가치로 점유율이 점점 미미해지고 있다는 점은 불안요소다. LG전자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 발표자료를 기준으로 추정한 지난해 세계시장 점유율은 1.7%에 불과했다. 전년보다 0.8%p, 2014년에 비해 2.6%p 하락했다.박원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은 브랜드 가치 훼손으로 인한 수량 감소가 가파르다"며 "부진이 지속되는 만큼 시장 점유율 확대가 시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