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SK, LGD 등 '반도체-디스플레이'發 쇼크가격 하락 및 수요 감소 분위기 2분기까지 이어질 듯3분기 반도체 반등 분위기 감지…보릿고개 탈출 여부 촉각
  • 전자업계가 지난 1분기 어닝쇼크 수준의 성적표를 받은데 이어 2분기까지 우울한 분위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사업에서 시작된 실적악화는 부품업계까지 확대되는 모습이다. 다행히 하반기에는 점차적으로 업황이 회복된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상반기 실적 감소분을 메꿔나갈 수 있을 것이란 예상이다.

    26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초 삼성전자를 시작으로 LG전자, LG디스플레이, SK하이닉스 등이 1분기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전년 동기 대비 성장한 곳은 한 곳도 없었다. 이 중 LG디스플레이는 1320억 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전환하기도 했다.

    이미 지난달 말부터 이같은 우울한 분위기는 감지됐다. 삼성전자가 잠정 실적 발표에 앞서 이례적으로 자율공시를 통해 1분기 예상실적 설명자료를 배포했고 이에 앞서부터 1분기 저조한 실적을 예상했던 증권가에서는 예상치를 뛰어넘는 삼성전자의 실적악화에 잇따라 예상치를 더 하향했다. 이후 삼성전자는 지난 5일 잠정실적발표를 통해 1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4% 감소한 52조 원, 영업이익은 60% 줄어든 6조 2000억 원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설명자료를 통해 밝힌 실적 악화 원인은 디스플레이와 메모리 반도체 사업이었다. 디스플레이 사업의 경우 LCD패널의 비수기 가운데 중국 패널업체들이 물량공세를 펼쳐 당초 예상보다 가격하락폭이 커졌고 메모리 반도체 사업의 경우 전반적인 수요 약세 속에 주요 제품들의 가격하락폭이 커져 타격을 입었다.

    뒤이어 지난 24일 실적을 발표한 LG디스플레이는 이 같은 디스플레이업황 악화 여파를 고스란히 입은 성적표를 공개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소폭 증가했지만 미미한 수준이었고 영업적자가 1320억 원에 달해 지난 세 분기 동안 힘겹게 지켰던 흑자구조가 무너졌다. 패널 가격 하락세를 멈추지 못한데다 중소형 OLED 경쟁력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비용압박이 커지며 손실을 피할 수 없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반도체 투톱인 SK하이닉스도 25일 실적발표를 통해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수준의 저조한 실적을 공개했다. 지난 1분기 SK하이닉스는 6조 7727억 원의 매출액과 1조 3665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2%와 69% 감소한 수치다. 영업이익의 경우 지난해 1분기 대비 거의 3분의 1 토막이 난 셈이라 예상보다 더 저조한 성과를 냈다는 평가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사업을 하지 않는 LG전자는 그나마 실적 감소 수준이 양호한 편이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 남짓 감소한 1조4916억 원이었고 영업이익은 거의 20% 줄어 8996억 원을 내는데 그쳤다. 지난해 4분기에 영업손실을 간신히 면하는 수준의 이익을 냈던 점을 감안하면 올 1분기 실적은 상대적으로 나쁘지 않은 수준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이마저도 지난해 상반기 수준을 넘보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업계의 불황은 2분기에도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메모리 반도체 분야의 경우 지난 1분기보다 상황이 더 악화돼 2분기에 사실상 바닥을 찍을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디스플레이업계는 중국발 물량과 가격공세가 당분간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부품사업의 이 같은 어려움이 세트사업으로까지 이어져 TV나 가전 등도 활기를 띄기는 힘들 것이라고 업계는 보고 있다. 결국 올 상반기가 전자업계의 보릿고개가 될 것이란 우울한 예상이 대세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대신 하반기에 반도체에서 수요 회복과 가격 반등 가능성이 제기되며 희망을 키우고 있다. SK하이닉스는 25일 있었던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3분기부터는 IDC 주요 고객을 중심으로 서버용 D램 수요가 되살아날 여러 증거들을 확인했다"며 "하반기에는 계단식으로 수요가 회복되서 연말에는 재고수준도 양호해질 것"이라고 긍정적 전망을 내놨다. 

    디스플레이업계에서도 3분기부터는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중국업체들과의 경쟁상황이라는 큰 틀은 당분간 변화가 어려운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우선 하반기에 LCD가 성수기를 맞기 때문에 상반기보다는 상황적으로 낫다"면서도 "하지만 LCD 가격 하락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 등으로 변수가 여전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