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아 면세점 폐업 사건으로 본 면세점 양극화 현상신라·롯데 사상 최대 실적 갱신… 중소·중견 줄줄이 적자시내 면세점 포화상태… 대규모 구조조정 우려 목소리
  • ▲ ⓒ갤러리아 면세점
    ▲ ⓒ갤러리아 면세점
    “솔직히 말해 서울 시내 면세점은 중국 보따리상에 의존하는 기형적인 구조가 된 지 오래다. 면세업계는 보따리상을 데려온 여행사에 송객 수수료로 연간 1조원 이상을 쓰고 있다. 결국, 매출 감소를 견디지 못하고 사업권을 포기하는 사례가 나올 수도 있다.”

    연초 한 면세업계 관계자의 말은 현실이 됐다.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가 지난해 2월 중국인 관광객 급감으로 제주공항 면세점 영업을 종료한 데 이어 서울의 ‘갤러리아면세점63’까지 문을 닫기로 하면서 면세사업에서 완전히 철수한다.

    문제는 중소·중견면세점 등의 연쇄 특허권 반납 사태가 나올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탑시티면세점은 임대차계약 관련 신촌역사와 소송을 벌여 특허 취소 위기에 처해있고, SM면세점은 지난해까지 누적 적자가 693억 원에 달해 서울점 운영 규모를 6개 층에서 지난 2월부터 2개 층으로 대폭 줄였다. 

    대기업 후발주자인 두산의 두타면세점은 2년 연속 적자를 면치 못하다가 지난해 가까스로 흑자전환에 성공했으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다시 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정이 이런데도 기획재정부는 오는 5월 보세판매장 제도운영위원회를 열어 서울과 제주 등 지역의 시내면세점 신규 특허 발급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미 치열해진 면세점 경쟁으로 경쟁력이 약한 곳은 더욱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면세점의 양극화가 더 심화된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대기업 면세점들은 사상 최대 실적을 갱신하고 있다. 호텔신라는 지난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이 1조343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3%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84.9% 늘어난 816억8800만원을 기록했다. 롯데면세점의 1분기 매출은 2조1282억원으로 업계 1위자리를 유지했다. 명동 본점에서만 1조2797억원이 발생했다. 

    이처럼 대기업이자 오랜 면세업 경험으로 노련함을 갖춘 신라와 롯데 등의 기업들만이 어려워지는 기업 상황에서 버틸 수 있는 승자가 되리라는 시각이 힘을 얻고 있다.

    면세점이 더 이상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아니라 포화 상태로 언젠가는 정리가 될 것이라는 불길한 예언이 현실화 되고 있다. 면세점업 관계자들은 이 사건에 대해 예의 주시하고 있다. 앞으로 면세업의 ‘구조조정’이 일어나지 않을지 주목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