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법전원 "일부 면접장에 비치돼야 했을 문제지 없어 … 진행 미숙 사과""대상자 58명 중 희망자 재시험 결정 … 수험생 정당한 이익·공정성 보장"앞서 연세대도 수시 논술 문제지 사전 교부 관련해 추가 2차 시험 결정초기 대응부터 "시험지 불법 촬영이 더 큰 문제"라며 수험생 비난해 불만 자초
  • ▲ 고려대.ⓒ뉴시스
    ▲ 고려대.ⓒ뉴시스
    최근 연세대학교가 2025학년도 수시모집 자연계 논술시험 문제지 사전 교부 논란과 관련해 추가 시험을 보기로 한 가운데, 이번엔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이하 법전원)이 내년도 전문석사과정 입학생 선발 구술면접시험 과정에서 불거진 공정성 논란에 대해 재시험을 치르기로 했다.

    연이은 사학 명문의 허술한 시험 관리에 수험생의 불만이 커지는 가운데 신뢰도의 타격이 글로벌 대학을 지향하는 두 대학의 이미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을지 우려된다.

    고려대 법전원은 28일 사과문을 내고 "지난 23일 치러진  2025학년도 전문석사과정 입학생 선발 구술면접시험 도중 일부 학생이 면접장에서 문제를 재확인하지 못하는 일이 발생했다"며 "재시험을 원하는 수험생에게는 재시험의 기회를 드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법전원에 따르면 구술면접시험은 수험생이 면접 준비실에서 사전에 문제지를 받아 14분간 숙지하고 제공된 연습지에 본인의 답변을 준비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이후 면접장으로 이동해 자신이 연습지에 작성한 답변을 중심으로 11분간 면접을 본다. 이때 수험생은 책상 위에 비치된 문제지를 다시 참조하면서 답변을 진행한다. 이번 사태는 일부 면접장에 문제지가 비치되지 않아 발생했다.

    법전원은 "면접장에서 문제를 재확인하지 못한 응시생이 전체 수험생 285명(서류합격 294명 중 9명 결시 제외) 중 58명으로 파악됐다"면서 "입시요강에 따라 지난 27일까지 이의신청을 진행했고, 공식 이의 신청은 없었으나 수험생의 정당한 이익과 시험의 공정성을 보장하기 위해 희망자에 한해 재시험을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법전원은 "시험 진행 미숙에 대해 사과한다"면서 "이번 사안의 원인과 경과, 책임 소재를 철저하게 조사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사안을 깊이 반성하고 향후 유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입시의 모든 과정을 철저하게 전면 점검해 개선책을 강구하겠다"고 약속했다.
  • ▲ 연세대 '논술문제 유출' 논란과 관련해 1인 시위하는 학생.ⓒ연합뉴스
    ▲ 연세대 '논술문제 유출' 논란과 관련해 1인 시위하는 학생.ⓒ연합뉴스
    앞선 27일에는 연세대가 수시모집 자연계 논술시험 문제지 사전 교부 논란과 관련해 "다음 달 8일 추가로 2차 시험을 시행한다"면서 "후속 조치를 오랜 기간 기다려 주신 수험생과 학부모님께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발표했다.

    추가 시험은 지난달 12일 자연계 논술시험에 응시했던 수험생 전원이 치를 수 있다.

    연세대는 지난달 12일 서울 서대문구 캠퍼스에서 수시모집 자연계열 논술시험을 시행했으나, 한 고사장에서 감독관이 문제지를 시험 시작 1시간여 전에 나눠줬다가 뒤늦게 회수하는 일이 발생해 시험 관리가 엉망이었다는 지적을 샀다.

    일부 수험생은 시험지 사전 유출에 따른 공정성을 이유로 시험 무효 확인 소송과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이에 연세대가 이의신청을 냈지만, 법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연세대는 즉시 항고를 제기한 상태였다.

    그러나 연세대는 학교 측의 잘못으로 공정성 시비가 불거졌음에도 사태 대응 초기부터 "시험지 불법 촬영이 더 큰 문제"라며 오히려 수험생들에게 비난의 화살을 돌려 불만을 샀다.

    이를 의식한 듯 연세대는 재시험 결정을 밝히며 "재시험 등 신속하게 후속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비판에 대해 겸허히 받아들인다"고 사과했다.

    일각에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두 명문 사학에서 잇달아 허술한 시험 관리가 도마 위에 오르면서 세계 대학을 표방하는 두 대학의 이미지가 타격을 입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