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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유플러스가 넷플릭스를 자사 IPTV 플랫폼 내 입점시켜 가입자 유치에 재미를 보고있는 가운데, SK텔레콤과 KT도 해외 OTT(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 도입에 대한 고민을 거듭하고 있는 모양새다.
업계는 디즈니가 올 하반기 자사 OTT '디즈니 플러스'를 공식 출시함에 따라 SK텔레콤과 KT가 자사 IPTV 플랫폼 내 디즈니플러스를 유치하기 위한 물밑작업에 속도를 낼 것이란 분석이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가 IPTV 내 넷플릭스 탑재로 유료방송 시장서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분기 전년대비 3.7% 증가한 194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는데, 이는 스마트홈 수익 내 IPTV 가입자 증가가 한 몫을 톡톡히 했단 분석이다.
스마트홈 수익은 전년대비 13% 증가한 4979억원을 기록했고, IPTV 가입자 역시 전년대비 13% 증가한 414만9000명을 기록했다.
유플러스 측은 "최근 IPTV 가입 고객 설문조사를 보면 가입에 가장 많이 영향을 미친 것이 넷플릭스로 나타났다"며 "구체적으로 넷플릭스 가입자 규모는 밝힐 수 없지만 가입자 성장에는 도움을 많이 줬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흐름 속 SK텔레콤과 KT도 해외 OTT 도입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물론 자체적인 콘텐츠와 OTT 제작에 힘쓰고 있지만, 막강한 해외 콘텐츠를 따라잡기엔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먼저 SK텔레콤의 경우 SK브로드밴드 OTT '옥수수'와 지상파 3사 콘텐츠연합플랫폼 '푹'을 합병해 법인을 설립, 토종 연합 OTT를 내놓을 계획이다. 하지만 국내 오리지널 콘텐츠만으로는 해외시장 공략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는 '옥수수+푹'의 오리지널 콘텐츠들이 한류 엔터테이너들을 출연시켜 동남아 등으로 진출시키는 것을 유력시하고 있다.
KT는 국내 IPTV 1위 사업자로 타사 보다 많은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으나, '코드 커팅'에 대한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는 만큼, OTT 도입에 대한 필요성이 내부적으로 일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코드 커팅'이란 가입자가 기존에 이용하던 유료방송을 해지하고 인터넷TV, OTT 등 새로운 플랫폼으로 옮기는 현상을 의미한다. 다시말해, 유료방송을 보지않고 유튜브나 OTT 등으로 미디어 시청 패턴을 바꾸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 내 유료방송 시장에서는 코드 커팅이 가속화 되고 있어, 국내 시장도 이와 유사하게 변화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업계는 '디즈니 플러스' 도입을 그 방안으로 보고 있단 분석이다.
디즈니는 1923년 월트 디즈니에 의해 설립된 미국 미디어, 종합 엔터테인먼트 회사다. 현재 미디어(ABC·ESPN 등), 테마파크(미국·파리·상하이 등), 스튜디오(픽사·마블·루카스필름 등), DTC(소비자 직접 서비스), 21세기 폭스 등 5개 사업부로 구성돼 있다.
아울러 디즈니플러스가 넷플릭스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할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유진투자증권 측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경쟁사인 넷플릭스와 달리 디즈니는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블록버스터 영화(어벤져스)를 박스오피스 매출을 인식한 이후에도 OTT로 공급하기 때문에 투자비 회수 가능성이 높다"며 "디즈니에서 가장 높은 이익률을 기록하는 미디어(케이블·방송) 부문의 광고 시장이 감소 추세지만 OTT 사업 진출을 통해 신규 수익 창출 역량을 확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KT는 최근 디즈니 측과 접촉해 5G 관련 이벤트를 진행하는 등 스킨쉽을 늘리고 있어 이 같은 추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KT는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와 영화 '어벤저스: 엔드게임' 캐릭터를 활용해 자사 5G 커버리지를 체험할 수 있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증강현실로 주변을 살피면 스톤 형태의 5G 아이템이 나타나고, 이를 획득하면 히어로카드가 저장되는 형태다.
SK텔레콤 역시 오는 7월 출범할 '옥수수+푹' 통합법인 내 디즈니 플러스를 입점시키는 형태로 디즈니와 제휴를 맺을 것이란 분석도 존재한다.
아울러 넷플릭스가 유플러스를 통해 국내 가입자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는 등 디즈니 입장에서도 디즈니플러스를 통신사 IPTV 플랫폼에 태우는 것이 순조로운 국내 시장 연착륙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는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서는 아직 코드커팅 움직임이 크지 않아 OTT를 보완재로 보는 시각이 크나, OTT가 글로벌 대세로 자리잡은 상황 속 세계적 흐름에 대응하기 위한 SK텔레콤과 KT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며 "올 하반기 디즈니플러스 출시 앞두고 디즈니 플랫폼을 플랫폼내플랫폼(PIP) 방식으로 IPTV 플랫폼에 넣기 위한 작업이 활발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