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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생명과학·티슈진이 재무제표 재감사로 인해 최악의 경우 상장폐지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회사 측은 감사의견이 '비적정'으로 바뀔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입장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코오롱생명과학·티슈진의 외부감사인 한영회계법인은 지난 14일 저녁 양사의 재무제표를 재감사하겠다고 통지했다.
코오롱생명과학의 미국 자회사인 코오롱티슈진이 이미 2년 전에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이하 인보사)'의 성분 변경 사실을 인지한 데 따른 결정이다. 한영회계법인은 회사가 제시한 자료의 신빙성을 믿을 수 없게 됐다고 판단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2017년도, 2018년도 재무제표에 대한 재감사를 받고 코오롱티슈진은 2018년도 재무제표에 대한 재감사를 받게 됐다. 코오롱생명과학은 해당 기간의 재무제표를 재작성할 계획이며, 코오롱티슈진도 향후 재무제표, 감사보고서가 수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관건은 코오롱생명과학·티슈진에 대한 감사의견이 '적정'에서 '비정정'으로 바뀌느냐다. 통상적으로 비적정 의견은 거래정지와 상장폐지 사유가 되기 때문이다.
한영회계법인은 지난해 코오롱티슈진 감사의견을 '적정'으로 내렸다. 지난 3월21일 코오롱티슈진의 감사보고서가 제출, 공시된 이후 인보사 사태가 터졌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지난 2월 말 STR 검사를 실시한 결과, 인보사의 2액이 TGF-β1 유전자가 삽입된 태아신장유래세포(GP2-293세포·이하 293세포)라는 것이 확인돼 자발적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에 보고했다고 주장해왔다. '고의적 은폐'가 아닌 '우연한 실수'였다는 게 회사 측의 주장이었다.
그러나 코오롱생명과학이 지난 3일 코오롱티슈진이 지난 2017년 3월에 인보사 성분이 293세포로 구성됐다는 사실을 통보 받았다고 공시했다. 인보사의 세포 변경을 인지한 시점이 지난 2017년 3월로 앞당겨진 것이다.
인보사는 성장인자 유전자(TGF-β1)를 도입한 형질전환세포(TC)로 구성된 2액 덕분에 지난 2017년 7월12일 유전자치료제 허가를 받았다. 이에 국내 허가를 앞두고 코오롱티슈진이 고의로 성분 변경에 대해 은폐했을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양사에 대한 감사의견이 비적정으로 변경될 수 있다는 우려를 일축했다. 재감사를 받는 2017년, 2018년에는 인보사의 매출 비중이 5% 이하로 미미했다는 이유에서다.
인보사는 지난 2017년 11월 판매가 시작된 이후 판매 중단이 될 때까지 총 7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코오롱생명과학의 지난해 매출액은 1326억 8019만원으로, 인보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5.9%다.
코오롱생명과학 관계자는 "인보사 매출이 2017년, 2018년 당시에는 거의 없었기 때문에 감사의견이 비적정으로 바뀔 가능성은 희박하다"며 "인보사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에 불과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