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 조사단이 미국 코오롱티슈진의 현지 실사를 마치고 귀국하면서 '인보사 사태' 조사도 마무리 수순에 접어들고 있다.
27일 식약처에 따르면 지난 19일 코오롱생명과학의 미국 자회사 코오롱티슈진의 현지 실사를 위해 출국했던 식약처 조사단이 26일 밤에 귀국했다.
7명으로 구성된 식약처 조사단은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이하 인보사)'의 개발사 코오롱티슈진과 제조용세포주 제조소 우시, 세포은행보관소 피셔에 대한 실사를 지난 20~24일 진행했다.
식약처 조사단은 현지에서 노문종 코오롱티슈진 대표를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노 대표는 인보사 초기 물질 개발에 성공한 인물로, 지난 2002년부터 코오롱티슈진으로 파견돼 4년간 연구개발(R&D) 책임자를 맡고, 2005년부터 14년간 코오롱티슈진의 R&D와 임상을 총괄했다. 식약처는 노 대표와 만났지만, 그를 대상으로 특별한 조사를 시행하진 않았다.
인보사는 주성분이 허가 당시 제출한 자료에 기재된 'TGF-β1 유전자 도입 동종 유래 연골세포(이하 연골세포)'가 아닌 'TGF-β1이 삽입된 신장 유래세포(GP2-293·이하 293세포)'인 것으로 확인돼 물의를 빚고 있다.
식약처 조사단은 ▲인보사의 2액이 연골세포가 아니라 293세포임을 인지한 시점 ▲2액의 주성분이 293세포로 바뀌게 된 경위 ▲2액의 특성분석 자료 등을 확인하기 위해 실사를 펼쳤다.
핵심은 코오롱생명과학·티슈진이 인보사 성분 변경을 고의적으로 은폐했는가다. 식약처는 회사 주장대로 실수였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신중히 조사에 임하겠다는 태도를 보여왔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지난 2월 말 STR 검사를 실시한 결과 인보사의 2액이 293세포라는 것이 확인돼 자발적으로 식약처에 보고했다고 주장해왔다. 고의적 은폐가 아닌 우연한 실수였다는 게 회사 측의 주장이다.
그러나 코오롱생명과학이 지난 3일 코오롱티슈진이 지난 2017년 3월에 인보사 성분이 293세포로 구성됐다는 사실을 통보받았다고 공시하면서, 인보사의 세포 변경을 인지한 시점이 지난 2017년 3월로 앞당겨졌다. 이에 회사 측이 고의로 성분 변경을 은폐했을 것이라는 추측에 더욱 힘이 실리게 됐다.
앞서 식약처는 지난 21일 "코오롱생명과학의 자료 검토가 끝나면 시험검사, 현지실사 등 조사 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종합적으로 검토해서 그에 상응하는 조처를 내릴 예정"이라며 "업체 행정처분 등 후속 조치를 조속히 실시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식약처는 코오롱생명과학이 낸 자료, 식약처 자체 조사, 미국 현지 실사 결과 등을 종합해 행정처분의 수위를 결정할 계획이다.
현재로서는 인보사의 판매재개가 수월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당시 식약처 관계자는 "판매재개를 지금 말하긴 어렵다"면서도 "허가 받은 그대로의 세포(연골세포)라면 (판매재개가) 가능한데 그럴 일이 있겠나 싶다"고 언급한 바 있다.
코오롱생명과학·티슈진은 최근 검찰 수사, 각종 공동소송에 맞닥뜨리고 있다. 특히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 패소할 경우 1조 247억원 규모의 인보사 기술수출·제품수출 계약 파기로 이어져 상당한 손실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검찰 수사와 공동소송의 향방을 좌우할 식약처의 최종 조사결과는 오는 28일 발표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인보사 허가 취소 여부도 판가름 난다. 식약처가 인보사를 허가 취소할 경우 코오롱생명과학은 즉각 식약처를 상대로 소송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식약처 관계자는 "(인보사) 허가취소를 할 수도 있지만 무조건 허가취소가 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고의성 등을 판단해 행정처분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