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투자 축소 여파 직격탄글로벌 장비산업 4년 만에 역성장 예고세메스 등 韓 주요기업 1Q 영업익 일제히 하락"반도체산업 뒷받침 '장비-부품-소재' 육성, 정부 지원 절실"
  • ▲ 자료사진. ⓒSK하이닉스
    ▲ 자료사진. ⓒSK하이닉스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산업이 계절적 비수기와 재고조정 등으로 가격 하락이 지속되면서 시장 규모가 축소되고 있다. 2분기에도 가격 하락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서 매출 대부분을 올리고 있는 국내 반도체 장비업체들의 실적도 악화일로를 걸을 것으로 보인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4월 한달간 글로벌 반도체 매출액은 321억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 376억달러에 비해 14.6% 감소했다. 올 들어 4월까지 누적 매출액도 1487억달러에서 1289억달러로, 13.3% 줄었다.

    매출 부진의 가장 큰 요인은 메모리 반도체 불황 때문으로 풀이된다.

    IHS마킷 조사 결과 글로벌 10대 반도체 기업 중 메모리 비중이 높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의 1분기 매출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4.6%, 26.3%, 22.5% 감소했다.

    서버용 D램 수요가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2분기에도 재고소진을 위한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어 전분기 대비 20% 이상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1분기 반도체 재고자산은 전분기 대비 각각 14%, 16% 증가했다.

    메모리 반도체시장의 불황으로 투자가 축소되면서 반도체 장비산업도 크게 위축되고 있는 모양새다. 장비산업은 지난해 645억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올해는 전년 대비 14%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4년 만에 역성장하게 되는 셈이다.

    특히 국내 장비업체의 경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들의 의존도가 높아 실적 악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 메모리 비중이 높은 고객사가 업황 불황으로 관련 투자를 축소하면서 이미 국내 주요 장비업체들의 1분기 실적이 바닥을 쳤다.

    국내 기업 중 점유율이 가장 높은 세메스와 PSK홀딩스는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적자전환했으며 ▲한미반도체 -97.8% ▲유진테크 -72.5% ▲원익IPS -71.0% ▲케이씨텍 -67.1% ▲제우스 -56.1% ▲주성엔지니어링 -24.5% 등 일제히 하락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올해 국내 장비 투자액은 전년 대비 20~35%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으며 국내 장비기업의 실적도 20% 이상 하락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최근 삼성전자가 시스템반도체 등 비메모리 투자 계획을 발표한 것처럼 장비업체도 글로벌 경쟁력 제고가 요구되고 있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장비업체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3%대에 불과하다. 미국, 일본에서 반도체산업이 발전하면서 미국, 일본기업이 장비시장에 선제적으로 진출했으며 M&A 등을 통한 사업포트폴리오 강화, 대형화를 통해 과점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실정이다.

    반면 국내 반도체 장비산업의 경쟁력은 세계 최고 수준 대비 63% 수준이다. 특히 노광과 이온주입 장비는 10~20%로 취약하다. 한국 반도체산업의 성장에 힘입어 내수를 중심으로 성장했지만, 해외 선도기업 대비 투자여력이 낮아 지속적인 R&D와 고급인력 확보가 어려워진 것이다.

    지난해 국내 주요 장비기업의 매출액 대비 R&D 투자 비중은 평균 8%로, 글로벌 상위 4개 기업 평균인 12%보다 4%p 낮다. 또 글로벌 상위 4개 기업이 1~2만명을 고용하는 것과 달리 국내 기업의 임직원 수는 세메스 외 1000명 이상인 곳이 전무하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이미혜 선임연구원은 "국내 장비업체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소자산업이 요구하는 기술수준과 큰 격차를 보여 정부의 R&D 지원, 인력 육성 등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와 관련 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반도체 산업을 뒷받침하고 있는 중견·중소 장비 및 부품·소재 업체를 육성하는 것이 반도체 산업 구조 선진화의 지름길"이라며 "이들의 글로벌 시장 진출에 정부와 국회, 언론등에서도 더욱 많은 관심을 가져 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