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장관, GTX-A 연결되는 인천2호선 일산까지 연장 제시수요 불분명, 사업계획도 엉성… '일산 달래기'용 급조철도전문가 "경의선 일부구간 복복선화, 급행 추가투입 효과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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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장관은 지난달 23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수도권 서북부의 광역교통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A노선의 2023년 차질 없는 완공을 비롯해 인천 2호선 일산 연장, 서울 3호선과 대곡~소사선의 파주 운정지역 연장 등을 열거했다.
특히 GTX-A와 함께 이번 구상안의 핵심인 인천 2호선 연장은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사업성을 장담할 수 없는 데다 검토할 사항도 많다. 무엇보다 기존 경의선을 활용하는 게 더 효과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대광위) 설명으로는 인천 2호선 연장은 아직 국토부 차원의 검토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발표가 이뤄졌다. 사업비와 구체적인 노선이 결정되지 않았다는 얘기다. 이 구상안은 김 장관이 새로 언급한 사업으로 알려졌으나 2016년 6월 고속철 등을 포함하는 전국단위 철도망계획인 제3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을 세울 때 경기에서 건의한 적 있던 사업이다. 당시에도 구체적인 내용은 없었다.
이후 인천과 경기에서 자체 검토한 내용을 보면 이 사업은 불로지구~걸포북변역(김포경전철)~킨텍스(GTX-A)~일산역(경의선) 등 12.02㎞를 연장하는 사업으로, 정거장은 총 6개소가 들어선다. 사업비는 1조1145억원쯤으로 추산된다.
국토부는 5년 단위로 수립하는 제4차 광역교통시행계획을 마련하면서 인천 2호선 연장사업의 구체적인 노선과 사업비를 포함한다는 계획이다. 내년 말쯤 윤곽이 나올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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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광역교통전문가는 "과거 김포~고양 연장안이 추진된 적 있으나 수요를 과다 책정해 예타를 통과하지 못한 적 있다"면서 "고양, 일산 주민들이 인천 시내까지 들어가는 수요가 많지 않아 (인천 2호선 연장의 경우) 열차 운행 패턴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인천 쪽 수요를 킨텍스까지 연결하는 수요는 고려할 수 있지만, 일산까지 연장하는 것은 적잖은 재원이 투입되는 만큼 수요 등을 따져보고 건설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김 장관도 "(인천 2호선 연결은) 일산에서 김포나 인천으로 가는 수요보다는 김포신도시에서 GTX-A를 이용하는 수요를 끌어오는 효과가 더 클 것"이라고 인정했다. 광역철도연결의 관점에서 수요가 뒷받침되지 않는 구간을 억지로 자신의 지역구인 일산까지 끌고 가려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전문가들은 인천 2호선 연장을 위해 기존 승차장의 설계 길이와 신호체계, 운행 간격 등 고려할 게 많다고 했다. 한 철도관계자는 "연장 길이가 10~20㎞가 되면 인력 충원, 증차, 관리 문제, 지자체 재정 지원 등이 복잡하게 얽힐 수밖에 없다"고 부연했다. 김 장관이 성급히 발표한 감이 없잖다는 것이다. 한 퇴직 철도전문가는 "인천 2호선이 현재 29.1㎞인데 일산까지 연장하면 도시철도로는 운행 거리가 너무 길어진다"며 "현 2량 1편성을 4량 2편성으로 늘려 운행한다고 할 때 운행속도와 간격 등 따져볼 게 많다"고 지적했다.
인천교통공사 확인 결과 승차장 길이는 다행히 4량 2편성까지는 운행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기존 운행 간격을 유지하려면 현재의 37편성보다 최소 23편성 더 많은 60편성은 돼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정밀조사 과정에서 증차 규모는 더 늘어날 수 있다. 지방자치단체에서 검토한 것보다 더 많은 사업비가 투입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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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한 철도전문가는 "기존에 거론됐던 사업계획을 주워 모은 뒤 앞으로 협의해 추진하겠다고 하는 것보다 기존 철도망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를 먼저 고민할 필요가 있다"며 "경의선에 급행열차를 추가로 투입하는 게 효과적인 대책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국토부는 광역급행열차 추가 투입에 한계가 있다는 태도다. 국토부 관계자는 "서울역 승차장이 단선이어서 오가는 열차 충돌을 막고 앞뒤 운행열차 간 안전거리를 확보하려면 급행열차 추가 투입이 사실상 어렵다"며 "승차장을 추가 확보하고 싶어도 공간확보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광역교통전문가의 설명은 다르다. 선로 용량이 포화상태여서 현재로선 일반열차를 급행으로 전환하는 것 말고는 뾰족한 방법이 없다고 했다. 이 방법은 일반열차 배차 간격이 늘어날 수밖에 없어 이용자 반발이 우려된다.
다만 차량 증차와 시설개량을 전제로 하면 방법이 있다고 했다. 경의선과 경의중앙선 모두 복선인데, 일부 구간만 복복선화 하면 선로용량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경의선은 수색~서울역 구간, 경의중앙선은 용산~망우 구간에 선로를 추가로 깔아 복복선으로 만들면 추가로 급행열차를 투입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경의중앙선의 경우 복복선화 사업이 이미 제3차 국가철도망구축사업에 포함됐지만, 사업이 진행되지 않는다고 했다. 익명을 요구한 철도 관계자는 "비용 대비 편익을 따진다면 인천 2호선을 외곽으로 연결하는 것보다 도심을 관통하는 경의선 사업이 더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국토부가 서울 부동산을 잡겠다고 3기 신도시를 추가 발표하는 과정에서 두서없이 일을 벌인다는 지적이 계속 나오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홍철호 의원은 지난달 28일 낸 보도자료에서 "2기 신도시 교통문제 해결을 위해 조성된 광역교통개선대책 사업비 10조6262억원이 아직도 집행되지 않았다"면서 "2기 신도시의 교통개선대책이 완료되지도 않았는데 정부의 일방적인 3기 신도시 발표로 수많은 신도시 주민이 분노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