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주중권 구매 비중 높아방학·휴가철 이용 늘지 주목
  • ▲ 고속버스터미널.ⓒ연합뉴스
    ▲ 고속버스터미널.ⓒ연합뉴스
    국토교통부가 주말에도 고속버스를 제한 없이 이용하는 정액권(프리패스)을 새로 내놨지만, 반응이 시원찮다. 국토부는 주말을 끼고 여행하는 경우 교통비를 아낄 수 있다며 큰 호응을 얻을 거로 내다봤지만, 예상이 빗나간 셈이다.

    국토부는 지난 4월19일 기존 주중권(4일권)에 주말에도 쓸 수 있는 5일권과 7일권 2종류를 추가해 새 정액권 판매를 개시했다. 정액권은 서울~부산·서울~안성 등 188개 고속·직행버스 노선에서 쓸 수 있다. 주중권은 7만5000원, 주말에도 이용 가능한 5일권과 7일권은 각각 11만원과 13만원에 판매한다.

    국토부는 주중권을 이용해 서울~경주~부산~광주~전주를 여행하면 30% 이상, 7일권을 이용해 대구·포항·광주 등 8개 도시를 여행하면 17%쯤 할인 효과가 있다고 분석했다.

    18일 국토부에 따르면 새 정액권 판매 실적은 지난 17일 현재 총 369건이다. 하루 평균 6.2건이 팔렸다. 월별로는 4월 64건, 5월 137건, 6월 168건이다. 하루 평균 판매량은 4월 5.3건에서 5월 4.4건으로 줄었지만, 6월 들어 9.9건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구매 양상을 보면 새로 선뵌 주말권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4월 판매실적을 정액권 종류별로 살펴보면 주중권은 36건(56.3%), 5일권과 7일권은 각각 9건(14.1%), 19건(29.7%)이다. 5월은 주중권 108건(78.8%), 5일권 15건(10.9%), 7일권 14건(10.2%)이다. 6월은 주중권 120건(71.4%), 5일권 23건(13.7%), 7일권 25건(14.9%)으로 집계됐다.

    국토부 예상과 달리 주중권 판매 비중이 월등히 크다. 처음 출시한 4월 30%에 육박했던 7일권은 이후 10%대로 판매 비중이 작아졌다. 국토부가 정액권을 모바일 고속버스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손쉽게 사고, 좌석도 앱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이용객 편의를 높였는데도 판매 실적이 저조하다.

    방학과 휴가철을 앞두고 있어 7월 이후 주말권 판매실적이 반등할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지만, 정액권 개편 초반 인기몰이에 실패한 모양새다.

    국토부 대중교통과 관계자는 주말권 판매 부진 이유에 대해 "정액권은 단기간에 집중적으로 써야 하는데 7일권의 경우 일주일 내내 여행하는 경우가 많지 않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는 국토부가 주말권 정액권을 새로 선보이며 "주말을 포함해 여행을 떠나는 국내 버스 이용객이 많아 큰 호응을 얻을 것"이라고 예상했던 것과 상반되는 설명이다.

    일각에선 정액권으로 프리미엄 고속버스를 이용할 수 없어 구매 유인 효과가 반감된다는 지적이다. 프리미엄 고속버스 이용 양상이 주말에 거리가 멀수록 더 많이 이용하는데 정작 주말권 정액권으로 혜택을 볼 수 없다는 것이다. 금호고속 한 관계자는 "프리미엄 고속버스 탑승률은 주중엔 60%쯤이지만, 주말에는 만차"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