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中 참여 대폭 축소… 반쪽행사 전락국내 ICT 기업, 전시회 등 행사 참여 '눈치보기'26일 개최 'MWC 상하이' 이통 3사 불참 이어 규모 축소도
  •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장기화되며 유수의 글로벌 IT 전시회가 고초를 겪고 있다. 올해 들어 미국이 중국의 IT업체인 화웨이를 집중 견제하기 시작하며 업계 전반이 긴장 상태에 빠졌고 이 같은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IT업체들이 행사 참여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어서다. 당장 다음주 26일부터 중국 상하이에서 개최되는 'MWC 상하이 2019'에는 국내 이동통신 3사가 모두 불참하고 참여 규모를 줄이는 곳들도 상당수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오는 26일부터 28일까지 중국 상하이에서 개최되는 'MWC 상하이 2019'가 5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지난해와 달리 국내 이통 3사가 참여하지 않기로 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통사 뿐만 아니라 매해 적지 않은 규모로 이 행사에 참가했던 삼성전자도 올해는 규모를 줄여 참여하는 방향으로 방침을 정했다.

    지난해까지 MWC 상하이 행사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MWC'에 이어 존재감을 키워가고 있었다. 화웨이와 ZTE, 오포, 비보, 샤오미 등 중국 IT 제조사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웠고 중국이 손꼽히는 주요 IT시장으로 커지면서 MWC 상하이 행사에 참여하는 업체들도 늘어나는 추세였다.

    지난해 MWC 상하이에서는 본격적인 5G 시대 개막을 앞두고 관련업체들이 제품과 서비스를 선보이고 정보를 공유하는 등 어느 때보다 활발한 분위기가 이어지기도 했다. 특히 이 행사에 국내 이통3사 수장이 모두 참석해 통신장비 시장 1위 화웨이 등 중국업체들과의 관계 구축에 나서는 등 많은 교류가 이뤄졌다. LG유플러스의 경우 이 자리에서 화웨이의 5G 통신장비 도입을 공식화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현재까지 미국이 화웨이의 5G 통신장비를 중심으로 중국에 대한 무역 제재에 대한 수위를 높이면서 분위기는 급속하게 달라졌다. 양국의 산업적 교류 뿐만 아니라 양국을 무대로 한 국제 IT 행사에서도 서로 참여를 줄이는 등 냉랭한 기류가 이어졌다.

    우선 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 전시회 'CES 2019'에서 중국의 견제가 현실로 나타났다. 전년에 비해 20%가 넘는 중국기업들이 CES 2019에 참석하지 않았고 참여는 했지만 규모를 줄이는 기업들도 다수였던 것으로 분석됐다.

    화웨이의 경우 당시 이미 미국에서 스마트폰 보안 위험 의혹을 받고 있어 주력제품인 스마트폰을 전시하지 않고 노트북 등만 선보이며 형식적으로 참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앞서 중국은 매년 CES 참여업체 수를 늘리고 신기술을 적극적으로 공개하며 영향력을 과시해왔던 바 있다.

    반대로 중국에서 개최되는 행사에는 미국업체들이 참여를 줄이지는 않았다. 큰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지는 않지만 중국시장 진출을 고려하고 있는 스타트업이나 중소업체들에게 현지 거래선을 만날 수 있는 기회는 충분히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다만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사이에서 샌드위치 신세가 된 국내와 일본 등의 업체들이 중국에서 열리는 'CES 아시아'나 'MWC 상하이' 행사 참여 여부를 고민해야하는 처지가 됐다.

    그나마 유럽을 무대로 한 MWC와 같이 오는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가전 박람회 'IFA 2019'에는 미국과 중국업체들을 비롯해 국내업체들도 비교적 참여율을 높일 것으로 관측된다. 이미 중국 화웨이는 오는 IFA 2019에서 3년 연속 기조연설을 진행키로 했고 특히 모바일 사업 방향성을 제시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관련업체들을 참여도 활발할 것이란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