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달 안으로 기본계획 용역 마친뒤 2024년 말 완공 예정한화이글스 모기업 투자 필수적…전체 금액의 30% 지원 예상한화그룹 "대전시 계획 구체화되면, 투자 규모 논의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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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신구장 사업의 윤곽이 드러나면서 모기업인 한화그룹의 투자 규모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승연 회장이 야구에 대한 애정이 각별한 만큼, 업계에서는 한화그룹이 신구장에 각별한 신경을 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이글스의 연고지인 대전이 오랜 논의 끝에 신구장 건설에 착수했다. 대전시는 지난해 신구장을 '베이스볼 드림파크'로 명명하고 현재 한화생명이글스파크 옆 한밭종합운동장 부지를 새 야구장 건립 장소로 정했다.
베이스볼 드림파크는 연면적 4만5000㎡, 관람석 2만2000석 규모로 지어진다. 이번달 안으로 기본계획 용역을 마친 뒤 내년 12월까지 중앙투자심사 등 행정절차를 거친다. 완공 시기는 2024년 말로 계획대로라면 한화이글스는 2025년부터 새 구장에서 경기를 치르게 된다.
한화 팬들에게 이번 구장이 지니는 의미는 남다르다. 현재 한화이글스가 홈구장으로 사용하고 있는 한화생명 이글스파크(한밭야구장)는 1964년 준공돼 올해로 지어진 지 55년이나 됐다. 이 때문에 KBO리그 1군 야구장 중 가장 낙후된 구장으로 꼽혀왔다.
신구장에 대한 대전시민과 야구팬들의 요구가 이어지자 허태정 대전시장은 야구장을 신축하겠다고 공약했고, 관련 사업이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이후 부지 선정 과정을 거쳐 한밭종합운동장에 드디어 새 야구장이 들어서게 된 것이다.
신구장에 대한 계획이 점차 구체화되기 시작하면서 모기업인 한화그룹의 투자 규모도 주목된다. 보통 새 구장을 짓기 위해서는 야구 구단을 운영하고 있는 모기업의 투자가 필수다. 대전시의 경우, 재정여건이 좋지 않아 한화그룹의 역할론이 부상하고 있다.
한화그룹은 1986년 야구단인 빙그레이글스(현 한화이글스)를 창단했다. 이후 1994년 한화이글스로 이름을 바꾸고 1999년 한국시리즈 우승 1회를 포함, 준우승 5회를 기록하는 등 오랜 기간 팬들로부터 뜨거운 사랑을 받아 왔다.
특히, 김승연 회장의 야구 사랑은 재계서도 정평이 나있다. 지난해 10월 한화이글스가 11년 만에 가을야구에 진출하자 직접 한화생명이글스파크를 찾아 경기를 지켜본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당시 김 회장은 1만3000여명의 팬들을 위해 약 4000만원어치 오랜지색 장미꽃을 선물하기도 했다.
구장에 대한 투자도 지속적으로 해왔다. 총 160억원을 투자해 3차에 걸쳐 한밭야구장 리모델링도 마무리했다. 관중석 2800석을 증설했고, 외야에 LED 전광판을 설치했다. 메이저리그 구장과 같은 포수 후면 좌석을 신설하고 선수들을 위한 더그아웃도 확장했다. -
기아와 삼성 NC 역시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와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 창원 NC파크에 전체 사업비 중 30% 가량을 지원했기 때문이다. 이같은 선례에 비춰봤을 때 한화그룹도 30% 이상을 지원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하지만 돔구장이면 얘기가 달라진다. 사업비가 개방형(1360억원)보다 2배 이상으로 늘어나 3000억원 안팎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대전시가 재정자립도가 낮은 점을 고려하면, 한화그룹의 투자 부담이 더 커질할 수밖에 없다.
대전시 관계자는 "한화이글스에서 당초 4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는데, 아직까지 확정된 건 없다"면서 "7월 말까지 기본계획을 확정해서 논의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미 개방형으로 여론이 기운 분위기다. 그동안 신구장을 최신식 돔구장으로 지어 대전시의 랜드마크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지만, 돔구장 건설에 많은 비용이 발생해 부정적인 기류가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 중이나 자문위원들 역시 재정여건을 고려했을 때, 돔구장보다는 개방형이 낫지 않겠냐는 의견을 냈다"면서 "아마 구장 형태는 개방형으로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한화그룹 측은 아직까지 신구장 투자에 구체적인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한화이글스 관계자는 "대전시의 계획이 구체화되면, 투자 규모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며 "아직까지는 확정된 바가 없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