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D램 출하량 증가율 대폭 감소日 지진 여파 등 낸드 수급도 개선메모리 재고조정으로 업황 회복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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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료사진. ⓒ삼성전자
    미중 무역분쟁에 이어 일본의 수출규제 등 대내외 악재가 겹치면서 반도체업계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의 주력 제품인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 등 부진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하지만 전세계 IT 업체들의 반도체 재고조정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하반기부터 실적 곡선이 올라갈 것이라는 분석들이 나오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5월까지 8개월간 전세계 D램 출하량 증가율은 4.6%로, 그 이전 8개월 간의 누적기준 증가율 17.5% 대비 현저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객사가 수요 전망을 낮추면서 구매량을 감소시켰기 때문이다. 2015년 하반기 재고조정 기간도 9개월이 소요된 점과 비교하면 이번 하락 사이클 재고조정도 마무리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5월 디램 출하량 증가율이 9개월 만에 20%를 상회해 고객사의 재고조정은 마무리됐음을 확인할 수 있다"며 "하반기 메모리 수요는 서서히 회복되겠지만 공급증가율은 낮아지기 시작해 재고가 감소하고 수급은 개선되기 시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반기 가격전망은 여전히 좋지 않지만, 수요 전망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어 3분기부터 메모리 공급업체의 재고가 줄어든다는 것이다.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테크놀로지의 경우 영업이익이 감소 여파로 설비투자를 위한 현금창출 규모가 충분하지 않아 차입금을 증가시키지 않을 경우 설비투자를 추가적으로 더 줄여야 하는 상황이다. 설비투자 축소는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될 전망인 만큼 공급증가율이 낮게 유지돼 메모리 수급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낸드의 수급이 최근 개선되고 있다는 점도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도시바는 올 1분기부터 20% 수준의 감산을 실행 중이며 국내 업체들은 라인전환 및 신규 캐파 가동 지연 등을 중심으로 공급량을 줄이는 등 적극적인 감산이 시행되고 있어서다. 마이크론의 경우 기존 5%에서 최근 10%로 감산 폭을 늘리기도 했다.

    또 지난달 말에 발생한 일본 지진 영향이 향후 낸드 공급 축소에 도움을 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지진으로 웨스턴디지털과 도시바가 JV로 운영하는 욧카이치 낸드 팹이 타격을 받아서다.

    웨스턴디지털은 지진으로 인해 피해 본 제품 규모가 총 6엑사바이트(EB)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6EB는 1TB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640만대를 만들 수 있는 규모로, 웨스턴디지털 3분기 예상 생산물량의 40% 수준이다. 이같은 영향으로 현재 과도한 수준의 낸드 시장 재고가 향후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여기에 업계를 위협하고 있던 미국 정부의 화웨이 제재가 완화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IT 수요가 전반적으로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화웨이 제재 완화를 계기로 모바일 중심으로 낸드 업황이 개선되고 있다"며 "3분기 글로벌 낸드 출하량 증가폭이 9%에 달할 것으로 보여 적자 폭이 확대되고 있는 SK하이닉스 실적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삼성전자는 올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6.2% 감소한 6조5000억원을 기록하면서 1분기에 이어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SK하이닉스 역시 2분기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