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백화점 매장, 온라인숍 철수면세사업부만 사업 전개경제보복으로 J뷰티 축소 우려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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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세코리아의 일본 색조 화장품 브랜드 어딕션이 국내 사업을 철수한다. 글로벌 화장품 격전지로 떠오른 국내 시장에서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지 못해 경쟁에서 밀려났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어딕션은 8월14일부로 백화점 전매장에서 철수한다. 온라인숍도 마찬가지다. 면세사업부를 제외하고 온·오프라인 사업을 접는 셈이다. 회사는 이같은 내용을 소비자들에게 문자로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세코리아의 어딕션은 일본 메이크업 아티스트인 아야코가 2009년 론칭한 브랜드다. 지난 2016년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롯데백화점 본점에 매장을 오픈하며 국내에 야심차게 진출했다.
국내 론칭 이후 도깨비 유인나 화장품, 코스메틱 매니아들이 열광하는 아이템, 일부 품목의 품절 대란 등 여러 이슈를 만들어내며 주목받기도 했다. 현재 롯데백화점 본점·일산점, 시코르 강남점, 신세계백화점 대구점만 남아있다.
어딕션 관계자는 "이번 한국 철수와 관련해서는 글로벌 시장의 재정비 차원"이라면서 "아시아 사업은 면세점만 진행하고, 미국이나 유럽 시장에 집중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이같은 행보와 관련해 국내 소비 화장품 트렌드 변화에 따른 시장 안착의 어려웠을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색조 브랜드간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어딕션의 매출 증가폭이 두드러진 않았다"고 분위기를 말했다.
화장품업계 관계자는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가 늘면서 선택폭이 넓어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과거에는 '일본=색조화장품'이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국내 브랜드에서도 합리적인 가격대의 제품들이 쏟아지고 있다"이라면서 "유명 브랜드라고 해서 차별화된 경쟁력이 없으면 국내 시장에서 살아남기 힘들다"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일본의 수출 규제로 이른바 'J뷰티' 업체들의 사업이 축소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일본 화장품 업체들은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로 활용하기 국내 시장에 잇달아 진출했다. 국내에서 얻은 좋은 반응은 곧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할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평가다.
일본 화장품 업체는 2011년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원료의 위험성 때문에 국내 시장에서 부진을 면치 못했지만 2013년부터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다.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일본 화장품 수입액은 2016년 20억9583만원, 22억3897만원, 25억6050만원으로 증가세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의 수출 규제로 불매운동이 심화,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일본 화장품 업체 리스트가 속속 올라오고 있다. DHC·키스미·가네보·시세이도·캔메이크·비오레 등이다. 다만 백화점, H&B스토어에서 최근 일본 화장품 판매량은 예전과 비슷한 수준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 업체들은 마케팅을 최소하며 조용히 사태를 지켜보고 있다"면서 "화장품의 경우 일본 제품 대체재가 많아 불매운동 영향이 비교적 빠르게 나타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